靜觀自得*
天裾槻葉端 (천거규엽단) 느티나무 끝 하늘 한 자락,
薄雲間流停 (박운간유정) 얇은 구름 흐르다 말다.
虛靜繼心齋*(허정계심재) 고요함은 심재로 이어지니,
逍遙至自寂 (소요지자적) 소요하다 자적에 이르기를.
2021년 4월 26일 오전. 학교 뒤편을 걷다가 이 사진을 찍어두고 궁구 하다가 마침내 3일이 지난 29일 아침, 문득 떠 올라 옮겨 놓는다. 지난 월요일 아침 하늘은 4월의 하늘 치고는 매우 파란 하늘에 얇은 구름이 있었다. 그 하늘을 보면서 걷다가 고요해지고 싶었다. 그러나 현실은 심재, 자적과 너무 먼 곳에 있다. 늘 갈등과 번뇌에 사로잡혀 있을 뿐이다.
* 程明道(정명도, 程顥정호라고도 불림. 1032~1085. 북송 도학의 대표적인 학자의 한 사람. 자는 伯淳백순, 明道先生명도선생으로 불린다.)의 시 秋日偶成(추일우성) 중에 萬物靜觀皆自得(만물정관개자득)이란 구가 나온다. 靜觀自得에서 靜觀은 ‘고요한 마음으로 사물을 본다’이고, 自得은 '스스로 그 답을 얻게 된다.'는 뜻이다.
* 心齋: 『장자』 人間世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다. 인간세의 전체 얼개는 제1장에 나오는 無心의 경지인 心齋와 마지막 장인 제9장에 나오는 無用之用의 큰 틀 속에 각각의 이야기가 연결되어 있다. 제1장 심재에서 시작한 無心의 경지는 제4장 匠石(장석)과 櫟社樹(역사수)의 만남, 제5장 南伯子綦(남백자기, 남곽자기)와 커다란 나무의 만남에서 은연중에 나타나며, 제7장 支離疏(지리소) 완전한 삶에 이르러 정점에 이른다. 그리하여 마침내 제9장의 無用之用으로 완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