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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준식 Jan 23. 2017

찬 바람

寒風, 2017. 1. 22.

寒風


枯蒲間此去凄凄 (고포간차거처처) 마른 부들과 나 사이에 찬바람만 지나가니,

踎日中天啓深冬 (부일중천계심동) 하늘 가운데 웅크린 태양 한 겨울임을 알려주네.

昨夜春夢閒月睍 (작야춘몽한월현) 지난밤 봄 꿈, 한가로운 달은 훔쳐보았을까,

如何梅蕾未不紅 (여하매뢰미불홍) 아직 매화꽃 봉오리 붉어지지도 않았는데.


2017년 1월 22일 오후, 동네 못 주위를 걷기 위해 집을 나섰더니 올해 들어가장 맹렬한 찬 바람이 불고 있었다. 차디찬 바람은 갈대와 부들을 한 방향으로 눕히고 나의 몸과 정신을 얼게 할 만큼 맹렬했다. 하지만 곧 입춘이 다가온다. 하여 매화는 피어날 것이고 지금 이 칼바람 끝도 하염없이 순해질 것이다. 다만, 지금 저 웅크린 태양아래처럼 세상이 매섭고 황량할 뿐이다.  어제 사진을 찍어두고 오늘 글을 지어 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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