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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준식 Feb 25. 2023

부끄럽다.


1.


好學 近乎知 力行 近乎仁 知恥 近乎勇(대학연의大學衍義)


풀이하자면 “학문을 좋아하는 것은 지혜(知)에 가깝고, 힘써 행하는 것은 어짊(仁)에 가깝고, 부끄러움을 아는 것은 용기(勇)에 가깝다.


대학연의大學衍義는 정치적으로 유교의 영향력이 매우 컸던 동아시아에서 정치지도자들의 필독서로 인식되었던 책으로, 남송南宋의 성리학자인 진덕수眞德秀(1178~1235)가 지은 책이다.


대학은 원래 예기禮記의 한 편이었는데, 송나라 때 예기에서 분리하여 사서四書로 편입하면서 매우 중요시된 책이다. 대학의 핵심은 수기修己와 치인治人에 있는데, 이 때문에 개인의 수양서일뿐만 아니라, 제왕帝王의 정치서로서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진덕수는 격물格物 치지致知 성의誠意 정심正心 수신修身 제가齊家 치국治國 평천하平天下의 대학 8조 목의 의미를 부연 설명하면서, 유교 경전 및 여러 역사서에서 중요한 내용들을 뽑고 여기에 자신의 견해를 덧붙여 이 책을 저술하였다.


위의 말은 중용 20장에 있는 말이다. 


2.


학교 폭력 가해자 아들을 둔 검사 출신의 아버지는 아들을 위해 비싼 변호사를 동원하여 아들의 전학을 막으려 했으니…… 가해 사실은 고사하고 아들의 행동과 자신의 행동이 부끄러운 일인 줄도 모르니…… 하기야 부끄러운 줄 아는 것은 엄청난 용기인데 그런 용기가 없으니 그 모양 그 꼴로 살겠지!


하기야 유사 이래 권력과 금력을 가진 자들 중에 부끄러움을 아는 자 있었던가? 오죽했으면 공자가 이런 말씀을 남겼을까! 참말로 슬프다. 이런 자들이 민주주의라는 제도를 통해 합법적으로 군림君臨하고 있으니……


교육은! 학교는! 이들 부자 앞에 그저 한 줌 장식이었으니! 그런데 그 아들은 현재 서울대 철학과에 다닌다는데…… 철학이라…… 내가 지은 "중학교철학" 책이 이유 없이 참 쪽 팔리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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