仰天而噓(앙천이허) 하늘을 바라보며 한숨을 쉼
深空隱机居 (심공은궤거) 기대어 앉아 텅 비워도,
不知吾喪我*(부지오상아) 오상아를 알 수 없어라.
諸穴各籟混* (제혈각뢰혼) 구멍마다 여러 소리 섞이니,
默隱其聲觀 (묵은기성관) 가만히 그 소리를 보네.
2023년 9월 19일 새벽. 세상 일이 하도 어이없는 일들 투성이라 짐짓 딴 소리를 해 본다.
「장자」두 번째 이야기 제물론 첫머리에 남곽자기南郭子綦라는 가상의 인물이 등장하는데 제자인 안성자유顔成子游가 스승을 보니 멍하니 정신을 잃은 사람처럼 보여서 걱정스럽게 안부를 묻자 이렇게 답한다. “지금 나는 나 자신을 잃어버렸는데, 너는 그것을 아는가!” 즉 오상아吾喪我의 경지를 이야기한다. 오상아는 불교의 무아無我와 비슷하다.
무아無我(anatman)는 아상我相의 반대다. 아상我相이란 ‘나’를 내세우고, ‘나’란 실체가 있다는 생각이다. 아견我見이라고도 부른다. 반대로 무아無我란 불변의 실체인 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는 견해이다. 불교에서 무아無我를 중요시하는 이유는 괴로움의 대부분이 바로 아상我相의 집착에서 오기 때문이다. 즉 나(我)에 바탕을 둔 견해나 욕망에 의해 집착이 시작되고, 인생의 괴로움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수행이란 ‘나(我)’를 없애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나의 존재를 인정하고 나를 갈고닦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즉 나(我)의 존재를 부정하면서 동시에 인정하게 되는 극단적 부조리, 혹은 비논리에 봉착한다. 이 비논리와 부조리를 넘어서는 것이 바로 깨달음이다. 그래서 어렵고 힘들다.
* 「장자」 제물론
* 제혈이란 인뢰, 지뢰, 천뢰의 구멍을 말한다. 인뢰人籟, 즉 인간이 만든 악기로 연주하는 음악이며 지뢰地籟는 대지가 내는 소리. 곧 자연의 온갖 구멍에서 바람이 불 때 일어나는 소리를 말한다. 천뢰天籟란 하늘이 내는 소리. 곧 하늘 혹은 우주의 음악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