描旻(묘민) 가을 하늘을 묘사하다.
反精內自觀 (반정내자관) 정신을 돌이켜 안을 보니,
虛空一朝景 (허공일조경) 허공은 하루아침 풍경이라.
座看數妙雲*(좌간수묘운) 앉아서 묘한 구름들을 보니,
涅槃不異境 (열반불이경) 열반도 다른 경계가 아님을.
2024년 10월 4일 점심 식사 후. 학교 급식소에서 점심을 먹으며 문득 하늘을 바라보니 정말 하늘이 멋지다. 식사를 다 마치고 사진을 촬영하여 오늘 산책을 포기하고 곧장 책상으로 와서 20자를 뭉쳐 놓으니 제법 심상이 잘 표현된 듯하다. 起句는 수행자의 마음이다. 外境이 화려하면 할수록 반드시 안으로 시선을 돌려야 한다. 비록 몸은 세상에 있고 정신도 이미 혼미하지만 늘 되돌아보고 또 되돌아보려 한다. 나를 위한 警戒다.
結句의 涅槃(열반, 니르바나 Nirvana)은 아마도 부처께서 새롭게 만든 개념일 것이다. ‘열반’은 (바람이) 불기를 멈추다. 혹은 (촛불을) 불어서 끄다. (촛불이) 불어서 꺼진 상태라는 뜻의 산스크리트어 니르바나(Nirvana)를 음역 한 말이다. 이를테면 열반은 duḥkha('고통')와 saṃsāra(순환)으로부터의 완전한 해방, 즉 타오르는 번뇌의 불을 꺼서 깨달음의 지혜를 완성하고 완전한 정신의 평안을 나타내는 상태일 것이다. 열반에 대한 언급은 불교 이전부터 존재해 왔는데 Brihadaranyaka Upanishad(브리하다라냐카 우파니샤드 - 힌두교 최초의 우파니샤드 중의 하나. 기원전 6~7세기 작성. 부처의 시대와 약간 겹침)에 등장하는 열반은 ‘불이 꺼진 해방의 상태’를 의미한다.
* 예찬의 글, 전선(원나라 시대의 화가)의 부옥산거도 발문 중에서 그 이미지를 용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