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에서 맞이하는 마지막 스승의 날!
페이스 북에는 ‘과거의 오늘’이라는 비교적 쓸만한 기능이 있다. 오늘 아침 ‘과거의 오늘’을 클릭해 보니…… 13년 전 스승의 날부터 지속적으로 이 날의 폐지, 혹은 다른 방향으로의 전환을 제시해 왔다. 공식적인 민원도 몇 번이나 제기했고 그런 취지의 글은 수 십 편을 썼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아무런 결과도 없이 정년을 맞이하고 만 것이다. 무력감과 좌절감을 동시에 느낀다. 더 안타까운 것은 현 상황에서, 그리고 현시점에서 이렇다 할 대책도 없다는 사실이다.
요 며칠 졸업생들의 전화와 카톡, 문자, 그리고 분에 넘치는 선물까지 받으면, 늘 미안하고 부끄럽다. 정년을 앞두고 있으니 38년 교직 생활이 모두 誤謬인 것 같은 자괴감이 이즈음의 기분이다.
교육, 혹은 가르침이란 언젠가 말한 적이 있지만, ‘하고 싶지 않은 상황’을 기초로 설계된 일이라 그 일에 종사하는 우리는 항상 그로부터 유추되는 저항과 부적응을 감안하고 이 일을 수행하고 있다. 그래서 어렵고 힘들다. 이제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이 날, 이 땅에 누군가를 가르치는 모든 분들에게 평화 있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