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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2025 지락

窺心(규심)

by 김준식

窺心(규심) *


誠中於亂麻 (성중어난마) 마음속 어지러이 얽히니,

靜密此見逆 (정밀차견역) 오히려 고요해 보인다.

心聲不可聽 (심성불가청) 마음 소리는 들리지 않고,

觀色薄憂冪 (관색박우멱) 표정에는 얇은 근심만.


2025년 7월 15일 아침. 어수선한 일들이 마음을 어지럽게 한다. 하지만 겉으로는 지나치게 고요하다. 60년 이상을 잘도 감추고 산 덕인가? 아니면 가면인가? 하지만 숨기지 못하는 것은 근심스러운 표정이다. 세상일이 나에게 근심을 주는 것이라기보다는, 스스로 근심을 끌어오는 느낌이 크다. 나이 든다는 것은 불필요한 근심을 부여잡고 살다가 마침내 그로 인해 병들고 그러다가 마침내 죽음에 이르는 모양이다.


* 왕충(王充, 27 ~?)은 중국 후한 초기의 사상가로 『논형論衡』을 지었다. 논형에서 형衡은 공평함이다. 따라서 논형은 당시까지 통용된 지식을 검토하고 비판하여 진리를 끌어내는 것에 목적이 있다. 실제로 논형에는 후한 당시까지 전개된 대부분의 철학 문제가 포함되어 있는데, 매우 독창적이고 풍부한 이론이 전개되어 있다.

그 논형에 이르기를 ‘관색觀色’(표정을 관찰함)을 통해 ‘규심窺心’(마음을 들여다 봄)이 가능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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