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夢似夢
昨夜夢中聞 (작야몽중문) 지난밤 꿈에 듣기로,
商節少少來 (상절소소래) 가을이 조금씩 온다는 군.
萬年目瞬間 (만년목순간) 만년도 눈 깜짝할 사이라,
還道無言哉 (환도무언재) 도로 돌아가 아무 말없네!
2025년 9월 8일 오전. 퇴직 후 일주일이 지나고 다시 월요일 아침. 옆지기는 출근하고, 8시 35분 현재 나는 커피 한 잔을 만들어 내 책상에 앉다. 일상을 유지하는 것이야 말로 퇴직 후의 삶을 건강하게 보내는 길이라 믿으며……
오늘 새벽 개기월식이 있었지만 내가 사는 곳은 구름이 가득하여 어제저녁 준비 해 둔 카메라와 삼각대를 두고 새벽 운동을 나갔더니… 집으로 돌아올 때쯤 다시 구름이 걷히고 달이 환했다. 월식은 이미 지났다. 하는 수 없이 스마트 폰 카메라로 달을 촬영하려 했지만 달 빛이 너무 밝아 그만두었다.
아직은 덥고 습하다. 하지만 가을은 반드시 올 것이며 어느새 우리는 까슬까슬한 세계를 경험할 것이다. 인간이 나눈 이 상대적인 시간 속을 허우적거리다가 절대적인 시간 앞에 서면 모든 것이 道로 회귀하게 된다.
* 백거이와 이백, 그리고 이일화, 황벽 희운 선사의 시에서 이미지를 용사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