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2025 지락

應無所住*(응무소주)

by 김준식

應無所住*(응무소주)


離相到無集 (리상도무집) 상을 떠나 집착 없음에 이르니,

自來放下去 (자래방하거) 다가오고 지나감이 자유롭다.

空有卽同起 (공유즉동기) 없음과 있음은 같이 일어나니,

心靈旣平靜 (심령기평정) 마음은 이미 고요하다.


2025년 10월 12일 오후. 금강경을 읽다. ‘응무소주이생기심應無所住而生其心’(금강반야바라밀경金剛般若波羅蜜經 장엄정토분莊嚴淨土分 제10)을 다시 생각해 본다. 본마음이 혼란하니 곳곳에서 본마음과 무관한 마음이 돋는다. 상相에 사로 잡힌 것이다. 불교에서 상은 변화하고 차별로 나타난 현상계의 모든 모습인데 그 인연의 질긴 줄에 내가 사로 잡혀 있는 것이다. 하여 선지식들은 늘 ‘상을 여의라’ 혹은 ‘상이 아니다’라고 말씀하셨다.


중국에서 한자 ‘상相’으로 번역된 이 말은 본래 산스크리트어 ‘samjna산냐, laksana락사냐, nimitta니미타’의 세 가지를 가리키는데 그 의미는 ‘뭔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samjna’는 앎, 관념, 인식, 생각, 견해라는 의미이고, ‘laksana’는 특징이나 현상을 의미한다. ‘nimita’는 선입견, 혹은 첫인상을 의미한다. 상을 떠난다는 말은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특히 비량-추론에 의해 형성된)에 사로 잡히지 않는 것인데 쉽지 않은 경지임에 틀림없다. 오후 내내 현량과 비량의 경계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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