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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준식 Aug 11. 2017

시론

지금, 우리는


1.    임용 절벽

교사의 인원 수급 문제는 오래전부터 논의되어 온 바 뚜렷한 답이 없이 매 정부마다 혼선을 빚고 있다. ‘뜨거운 감자’ 혹은 ‘폭탄 돌리기’처럼 각 정권마다 별 다른 해법 없이 오히려 문제를 조금씩 가중시키는 방향으로 오늘에 이른 것이다. 문재인 정부라고 뾰족한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당장 내년도 초등 교사 임용 숫자를 큰 폭으로 줄이니 이곳저곳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고 거기에 어떤 지자체는 임시방편으로 인원수를 늘리는 촌극이 빚어졌다. 부가해서 비 정규직(기간제) 교사까지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인구감소’가 원인이라는 일부 안일한 원칙주의자들의 이야기는 사실 이 문제를 더욱 답이 없는 미궁으로 몰아넣는다. 국민으로부터 정치권력을 획득한 사람들은 그들의 정책과 비전을 그들을 지지해 준 국민들과 공유해야 하는 것이 현대 민주주의의 핵심이다. 교원 수급 문제를 단지 인구 문제로 얼버무리는 것은 정책도 비전도 없는 정치적 권력과는 무관한 논객들의 한담에 속한다. 인구가 늘던 줄던 문제는 교원 수급에 대한 장기적인 전망과 대책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이 정권의 책무다. 그 책무를 지난 정부 그리고 그 이전 정부는 방기 했고, 이 정부 또한 아직은 뚜렷한 소신이 없어 보인다. 


궁여지책으로 현장에서 나온 소리가 1 교실 2 교사제인데 사실 중등 교사로서는 이해가 잘 가지 않는 소리이나 초등에는 어느 정도 타당성도 있어 보이기는 한다. 각 도의 임용인원이 배정됨에 따라 올해 교대를 졸업하는 학생들은 비교적 인원이 많은 도에 가서 임용을 치를 것이고 그로 인해 상대적으로 인원이 많은 지역 출신의 교대생들은 불 측의 피해를 입게 될 것이다. 중등교사인 내가 이 문제에 대한 답을 내놓는다는 것은 애당초 불가능하다. 다만 현 정부는 지금이라도 장기적 인대 책을 세워야 한다. 모든 요소를 감안해서 정책을 입안하여도 될까 말까 한 이런 중차대한 문제를(문제가 터질 때마다 임시방편으로) 교육부 관료 몇 명이 만들어 내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다.


문제가 있을 때마다 임시방편으로 그 문제를 막아 온 대한민국 교육 70년,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얼마나 유능하고 얼마나 놀라운 초 중등 교사들이 즐비한데, 그들에게 그 어떤 질문도 없고 또 그들의 의견도 없이 교육부 관료 몇 명, 그들이 좋아하는 대학교수 몇 명(물론 그 속에 형식적으로 교사도 몇 명 있다.), 그리고 형식적인 공청회 몇 번으로 얼렁뚱땅 만들어 정권을 넘기면 곧장 휘발되고 마는 정책을 입안한단 말인가? 


문재인 정부의 교육부 장관 김상곤 씨는 일찍이 현장에서 이런 이야기를 들었을 것이고 그 대안도 어쩌면 고민해 보았을 것이다. 그가 교육부의 수장이 되었고 대통령이 그를 지지하고 있으므로 그가 만들어야 할 교원수급정책은 매우 보편타당해야 할 것이다. 임시방편, 땜질에 우리 모두 지쳐있다. 이런 일을 하기 위해 그들이 권력을 쥐고 있는 것 아닌가?


2.    전쟁의 그림자

대한민국에 전쟁의 그림자가 드리운 것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알고 있듯이 우리는 휴전 상태가 아닌가? 1953년 이후 일촉즉발의 전쟁 위기를 잘도 넘겨온 우리이기 때문에 지금의 사태가 그렇게 별스런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상황이 심각한 것은 사실이다. 그 원인의 70%는 미국이, 20%는 북한이, 그리고 10%는 우리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아니 어쩌면 우리의 잘못이 거의 50%에 육박하는지도 모른다. 미국에 대한 지난 정부와 지지난 정부의 처신은 그야말로 노예 수준이었다. 전시작전통제권을 받자 않겠다며 미국에 충성맹세를 하고 그 나라 대통령의 여름 별장에서 이빨을 보이며 웃어대던 노예근성의 대통령을 우리는 보았다. 그다음 정부의 대통령은 아예 이런저런 문제는 수족들이 알아서 하도록 두고 자신의 이익과 자신의 세계에 빠져 나라를 도탄에 빠뜨렸다. 그 사이 북한은 이 엄중한 국제정세에서 살아남기 위해 핵을 개발하고 로켓을 발전시켰다. 그 결과가 지금 이 위기상황을 초래한 것이다. 


미국의 대통령은 아예 이 나라에서 전쟁을 한 판 벌이고 싶은 모양이다. 아니 저들의 군수산업을 위해 이 땅을 무기 시험장으로 만들고 싶은 모양이다. 미국의 모든 매파 인사들이 전쟁을 부추긴다. 더불어 북한은 악을 쓴다. 한편으로 북한이라는 나라가 보이는 대 미국 태도는 대단해 보이기까지 하다. 지금 이 순간 지구 상에서 미국과 저렇게 대등하게 악을 쓰는 나라가 있을까 싶다. 하기야 그 무모한 용기 탓에 한반도는 일촉즉발의 위기가 지속되고 있지만 말이다. 북한이 미사일을 쏘면 미국은 틀림없이 미사일을 쏜 북한을 타격하려 할 것이다. 중국이나 러시아가 방패가 되어 줄 수 있을 만큼 트럼프는 이 성적이 아니다. 그러면 한반도는 일찍이 유례없는 전장이 되고 마는 것이다. 전쟁은 공멸이다. 그 어떤 이념도, 그 어떤 논리도 전쟁이라는 극한의 행동 앞에는 무의미하다. 서로 죽고 죽이는 비극을 동족끼리 경험해 본 우리가, 다시 그 일을 해야 한단 말인가? 그것도 다른 나라의 이익을 위해? 


북한 정권은 스스로의 자존을 지키기 위해 더 발악적인 모습을 보일 것이고 미국은 이런 상황을 자국의 이익을 위해 이용하려 할 것이다. 그 모든 피해와 그 모든 죄악의 희생자는 바로 이 땅에 살고 있는 우리 민중들이다. 문재인 정부는 북한을 향한 목소리만큼 미국을 향해서도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이제 북한을 자극하는 짓을 멈추라고! 제발 이 땅의 문제에 대해 그만 입 좀 닥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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