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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준식 Oct 02. 2018

교육 부총리의 취임사를 보며

평균 임기 1년 남짓 되는 교육부 장관이 다시 취임했다. 그 취임사를 찬찬히 훑어본다. 그리고 나의 생각을 대입해본다. 확실히 나는 비판적이다. 아니 비관적이다. 하지만 나의 비판은 타당한 근거가 있다. 그래서 더 비관적일 수밖에 없다.


본격적인 내용에 대한 나의 의견은 다음과 같다.


1.     패러다임 이야기다. 앨빈 토플러 어쩌고 저쩌고…. 뻔 한 스토리다. 하지만 당연한 소리다. 이미 패러 다임은 바뀌었는데 지금도 바뀌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안타깝다. 지금까지의 장관이 그랬듯이 지금의 장관도 초중고의 학교 현장에 있어 본 경험이 없으니 … 저런 소리를 주억거린다.


2.     지금 장관은 미래 교육을 들먹일 만큼 임기가 보장된 자리가 아니거니와 스스로 그 임기를 지킬 수도 없는 자리가 그 자리다. 그런데 미래 교육에 대한 중 장기 로드 맵을 운운 한다. 이 역시 전직 장관들과 비슷한 이야기다. 역시 무슨 위원회(미래교육위원회)를 만든다. 만드는 것을 탓하는 것이 아니다. 지속성과 타당성, 그리고 현장 교육과 얼마나 근접해 있는가가 문제다. 늘 그래왔듯이 교수나 전문가 몇 명, 관료 몇 명이 만드는 위원회에서 미래 교육이 해결될 것인가? 


3.     거버넌스 개편을 추진한다고 한다. 거버넌스가 뭐냐?( 사전에게 물어보니 governance란 일반적으로 '과거의 일방적인 정부 주도적 경향에서 벗어나 정부, 기업, 비정부기구 등 다양한 행위자가 공동의 관심사에 대한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국정운영의 방식'을 말한다.) 새로운 개념인가? 아니다. 이것도 재탕 삼탕 해먹은 이야기다. 지금까지 있어 온 교육부 내의 각종 위원회들이 그 역할을 했는데, 이름만 거버넌스로 개칭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중앙정부의 각 시도 교육청에 대한 권한 위임도 이미 오래된 주제다. 몇몇은 이양된 것들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중앙에 있어도 시도 교육청에 있어도 무방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4.     미래형 교실 모델 – 돈을 써서 미래형을 만들어도 그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은 입시교육일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를 장관은 모르는 모양이다. 학교는 이미 아이들을 쉬게 하는 곳이 아니다, 최소한 고등학교에서는! 참 현실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 교실을 달나라에 세워도 지금의 사회 상황이라면 거기에는 무한경쟁뿐이다. 


5.     고교 학점제, 학술 생태계, 대학의 혁신, 역대 교육부 장관들이 취임하면서 반드시 인용한 단어 들이다. 교육격차 해소에 대한 논의도 마찬가지다. 이미 오래된 격차를 1년 정도의 임기 안에 무슨 수로 바꿀 수 있을까? 하기야 취임사니까……


6.     고교 무상교육! 2019년 시행! 그래 믿어 보자. 유 초등 교육의 평등, 돌봄 교실 확대, 이것도 좋다. 기초학력 결손에 대한 시스템 구축! 실천의 의지가 필요하다. 공기 질, 미투, 학폭 모두 난제의 연속이다. 시간이 부족하다. 교육부 장관의 임기를 대통령의 임기와 동일하게 해야 하는 이유다. 


7.     학생부 종합전형의 문제를 보완한다. 이것은 학교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구조의 문제로 그 시선을 달리해야 한다. 이미 학교의 손을 떠난 문제를 학교에서 해결하려한다면 그 결론의 지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아니 거의 손 쓸 수 없는 상황이다. 이것 역시 학교에 있는 현장교사로서의 경험에서 비롯된 이야기다.


8.     교육부 내의 지연, 학연, 연공서열, 무시무시하다. 아니 철옹성이다. 고시 출신자들과 비 고시 출신자들, 명문대 출신자들과 아닌 자들, 장관 인맥과 아닌 자들, 그리고 정치권력과 맞닿아 있는 자들과 아닌 자들. 사실 이들이 교육부를 거의 말아먹고 있지만 손 쓸 수 없을 만큼 그들끼리의 카르텔은 견고하다. 그런데 1년짜리 장관이 바뀐다고 무슨 일이 생기겠는가? 코웃음 칠 일이다.


9.     그래도 희망을 가져야 하겠지! 희망을 현실화 하기 위해 현장 교사로서 할 일은 교실에서 이루어야 할 것을 이루려고 노력하면서 다양한 의사를 표현하여야 하며, 타당한 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다양한 노력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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