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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준식 Dec 17. 2017

日出素描

2017.12.15 일의 일출

日出素描 (일출 소묘)해 뜨는 풍경을 그려보다.


郄中發妙彩 (극중발묘채) 구름 사이 퍼지는 기묘한 빛 무리,

昨亡漶其日 (작망환기일) 저 해, 어제 진 그 해인가? 

間然雲帶掛 (간연운대괘) 띄엄띄엄 구름 띠 걸쳐 있지만, 

鮮輝舒散乾 (선휘서산건) 생생한 빛줄기 하늘로 퍼지는구나,


2017년 12월 15일의 해가 구름을 뚫고 솟아오른다. 기이한 빛 무리다. 1분도 되지 않는 아주 잠깐이었지만 나에게 주는 감동은 매우 컸다. 하기야 내 카메라에 들어온 이상 이미 저 해와 구름, 그리고 그 느낌은 영원할지도 모른다. 한 해의 마지막 즈음에서 일출을 보며 자신을 정리하는 것은 지극해지기 위함이다. '지극함'이란 극단적인 것이 아니라 '균형'이다. 하지만 이 균형은 물리적인 등가분배와는 아주 미묘한 차이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서 공간적으로는 충만함과 비어있음이 다르지 않고, 시간적으로는 끝과 시작이 다르지 않는 단계인데, 일생 동안 이 지극함에 이르려는 노력을 마치 떠 오르고 지는 해처럼 무한한 반복을 통해 배우고자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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