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준식 May 31. 2018

典雅

典雅* 


節易變風景 (절역변풍경) 계절 바뀌어 풍경 변하니 

虛白今色顯 (허백금색현) 텅 빈 바탕에 지금 색 드러냈구나 

流香待人跡 (류향대인적) 향기 피워 사람 흔적 기다리지만 

馨翩迹稀影 (형편적희영) 향기는 흩어지고 희미한 그림자뿐. 


2018년 5월 29일 점심시간. 학교 주변에 핀 여름장미를 보다. 아무것도 없던 곳에 잎이 나고, 또 꽃이 피어 향기를 뿜는다. 향기는 사람을 부른다. 하지만 사람은 보이지 않고 다만 꽃 그림자만 오락가락하고 있다.  


* 典雅(전아)는 사공도의 24시품 중 여섯 번째 품격이다. 典(전)은 대나무 조각을 가죽 끈으로 묶어 만든 책을 책상 위에 놓은 형상을 본 떠 만든 글자이다. 세상 만물의 원리를 기록하였다는 의미가 있다. 雅(아)는 고대의 성인이 남긴 올바른 음악을 가리킨다. 시경에서는 시의 체제를 ‘風(풍), 雅(아), 頌(송)’으로 나눈다.  雅는 저속하지 않고 점잖은 경향을 말한다. 그리하여 전아는 고상하고 단아한 풍경을 의미한다고 짐작해 볼 수 있다.

작가의 이전글 聞道於浮雲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