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에서 남루한 우리 사회의 바닥과 좀 더 깊이 본다면 거칠고 정제되지 못한 우리의 슬픈 근대사가 실체를 드러낸다. 더욱 한심하고 비루한 현실은 이 허위와 배신의 변주곡을 저들의 입맛대로 편곡하여 대중들에게 중계하는 미친 언론, 그들은 요즘 엄청나게 바쁘다. 이 모습이 이 나라의 참모습은 분명 아닐 것인데 우리들은, 사람들은 희미하게 그 모든 것을 승인해버리고 마는 분위기가 되고 있다. 일종의 외면인데 그 속으로 흐르는 것은 자괴감과 불쾌함, 그리고 난감함일 것이다.
우리가 보고 듣는 것 중에서 우리가 믿어야 할 사실과 믿지 말아야 할 사실이 미세한 부분까지 뒤엉켜있어서 조금만 가닥을 놓치면 여지없이 뒤엉킨 亂麻 속으로 빠져들어 도저히 진위를 구분하기 어려운 지경이 되고 말았다. 이런 사실로 미루어 볼 때, 아마도 지금의 상황을 나무에 비유하자면 이미 큰 줄기와는 무관한, 이를테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죽은 껍질이나 벌레 먹은 잎사귀에 대한 이야기인지도 모른다. 상당한 지적 능력과 판단력, 그리고 매우 합리적이라는 마법조차도 이런 이상한 상황에서는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정작 누군가의 말에 신뢰가 가고, 그 위에 새로운 사실들이 보태어져 그럴듯한 구조의 독립된 진실이 되었다가도 한 순간에 하부구조를 허무는 계급적 차별의식과 비뚤어진 흑백논리가 우리 사회를 흔들고 있다. 정치의 한자적 의미가 물(흔히 말하는 민심)이 막히지 않고 잘 흘러갈 수 있도록 구조 혹은 토대(治)를 유지하여(政) 거대한 바다로 흘러가게 만드는 것이라고 본다면 지금의 정치하는 모든 사람들은 즉시 정치라는 무대에서 물러나야 한다. 토대를 만들지도 못했거나 또는 만든 토대를 저들 의중대로 훼손하여 물이 막혀 썩거나 또는 흩어지거나 그것도 아니면 물을 인위적으로(저들의 입맛에 맞게) 이곳저곳으로 퍼 나르고 있으니 말이다.
어쨌거나 아무런 힘도 없는 우리는 그저 이 상황을 끝까지 지켜보아야 한다. 외면하지 않고서.
라스트 모히칸 중 메인타이틀 곡을 들으며 우리의 의지를 다져본다. 끝까지 지켜보고 끝까지 외면하지 않을 것을 다짐하면서.
바탕 그림은 러시아 표현주의 화가 Alexej von Jawlensky의 Heilandsgesicht Märtyrer(신성모독)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ncO4amwC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