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

by 김준식

喟喟 한숨


春山漸實遠*(춘산점실원) 봄 산은 갈수록 멀어지니,

夢中自從景 (몽중자종경) 희미한 마음 저절로 풍경을 따르네.

微搖無平靜 (미요무평정) 작은 흔들림에도 고요함 없으니,

何來吾曉明 (하래오효명) 내 마음의 깨달음 언제 오려나.


2020년 2월 11일 미세먼지가 가득한 날 아침, 문득 쓰다. 아침 출근길에 보는 봄 산이 먼지 때문인지 아니면 마음의 먼지 때문인지 한 없이 멀어 보인다. 나이가 들어 갈수록 마음의 미세한 동요조차 잠재우기 힘들다. 나이가 들면 모든 것이 단단해져서 어떤 동요나 혼란스러움도 없을 줄 알았는데 나는 정 반대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 한숨이 절로 나온다. 어쩌면 이렇게 흔들리다가 마음에 根氣가 약해지면 마침내 문득 모든 걸 놓아버려 세상일에 심히 흔들리다가 삶을 마칠지도 모를 일이다. 오늘은 아이들 졸업식이 있는 날인데 바이러스 탓에 아무런 행사도 하지 못하고 간단히 진행하기로 했다.


* 팔대산인의 諸山水冊을 차운하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