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중학교에 온 지 이제 10달을 넘기고 있다. 학교에 처음 부임을 해 오는 날 아주 객관적인 눈으로 학교를 보면서 개선 및 유지 사항을 약 12개 정도 수첩에 메모해 두었다.
그동안 그 12개의 내용을 여러 선생님들과 의논하고 협의하였고(어떤 문제는 의논과 협의보다는 결단이 필요한 일도 있었다.) 그중 5개 정도는 개선하고 조정하였다.
그리고 드디어 어제 6번째 일을 마무리했다. 우리 학교 뒤편에는 조그만 숲이 있다. 약 11종 나이는 2~30년 나무들 약 30 그루가 숲을 이루고 있는데 작년 9월에 처음 학교 뒤편을 돌아가 보니 가을이 다가왔음에도 관리되지 않아 가지가 늘어진 나무 탓에 마치 밀림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우리 학교는 지난 2006년에 전원학교로 지정되어 학교 뒤편에 연못과 분수, 그리고 각종 운동기구를 설치하여 마을 주민이 함께 사용하는 멋진 공간을 만들었지만 2009년부터 관리가 되지 않아 약 10년을 아무도 찾지 않는 공간이 되고 말았다. 심지어 이 학교에 5년이나 계신 선생님도 뒤편 숲에는 잘 가지 않으신다고 말씀하셨다. 하기야 수업에 업무에 바쁘시니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올봄 아이들이 없는 틈을 이용하여 숲 사이로 사잇길을 만들고(본래 있는 것을 보수하고) 거기에 코코 매트(등산로 깔린 야자껍질로 만든 매트)를 깔아 선생님들이나 아이들이 실외화를 갈아 신지 않고 교실에서 숲 사이 길을 마음대로 걸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지난겨울 나무들도 전정을 하였더니 여름이 다 되어 가는 지금 훨씬 아늑한 숲이 되었다.
선생님들께 뒷 공간의 이름을 공모했더니 ‘지수 꿈터’라는 예쁜 이름이 나와 그것으로 정하고 평소 존경하는 사천 출신의 서예가 순원 윤영미 선생에게 제자를 부탁했더니 아름다운 한글로 정말 멋지게 써 주셔서 그 글씨를 드디어 어제 부착했다.(뭔가 더 멋지게 할 수도 있지만 본래 철제로 입간판이 있는 바람에 그대로 이용했다.)
이 더운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오면 이제 지수 꿈터에서 철학수업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아이들은 아직 자연이므로 자연 속에서 한 결 부드러운 마음으로 나의 이야기와 그들이 이야기를 하게 될 것이며 숲은 그 이야기를 오래 기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