於不透明(어불투명) 불투명으로부터
宇宙到朝徹*(우주도조철) 세상은 아침에 이르렀는데,
霧渤皆阻辨 (무발개조변) 안개 자욱하여 분별하기 어렵구나.
邪霼道本體 (사희도본체) 도는 흐릿 함이 본모습인가?
觀照忽如如 (관조홀여여) 밝게 비추니 문득 여여하여라.
2020년 11월 18일 아침. 안개가 자욱하다. 햇살이 보이지 않을 만큼 자욱하다. 세상은 코로나로 자욱하다. 코로나보다 더 지독한 것은 세상의 不條理다. 상식을 벗어난 독선과 음모들이 너절하게 아침 뉴스를 장식하는데 아무런 저항도 할 수 없는 나는, 하릴없이 안개를 보며 도를 떠 올리니 그저 참담할 뿐이다.
『장자』의 대부분 내용은 도를 찾고 도를 이루려는 것에 있다. 하지만 ‘장자’ 조차 어쩌면 그 도를 이루지 못했을 가능성이 많다. 역시 『장자』 곳곳에서 도를 이루지 못하여 갈등하는 인간 ‘장자’의 모습을 발견한다. 『장자』 제6 편 대종사에서 ‘장자’는 엉뚱하게 도의 단계를 이야기한다. 형식 논리를 싫어하던 ‘장자’가 돌연 지극히 형식 논리로 돌아서서 도를 이루는 단계를 설명하고 있다니. 어쨌거나 그 단계는 대체로 이러하다. 外天下→外物→外生→朝徹→見獨→無古今→入於不死不生(외천하→외물→외생→조철→견독→무고금→입어불사불생) 무슨 뚱딴지같은 논리인가! 그래서 많은 학자들은 이 대종사 편이 ‘장자’ 이후에 쓰인 글이라고 믿고 있다. 여기에 쓰인 ‘조철’은 그저 밝은 아침으로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