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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준식 Nov 06. 2016

일상의 순간

Darstellung der Zeit(시간의 묘사)

힘빠진 나비

蝶附秋歌 (접부추가) 나비, 세월에 기대어 노래하다.


燭龍[i]噴秋光(촉룡분추광) 촉룡 가을 햇살 뿜으니,

弱翼伸似華 (약익신사화) 힘빠진 날개, 꽃 같이 펴네.

時節何殊常 (시절하수상) 시절은 어찌 수상한가?

萎葉微搖將 (위엽미요장) 시든잎 이제 흔들리려는데.


2016년 11월 4일 오전, 이제 힘 빠진 나비 한 마리, 지친 날개를 펴고 마른 나무 잎 위에 잠시 쉬고 있다. 나비의 마음으로 글을 옮긴다.


      

[i] 산해경에 이르기를 촉룡은 종산(鐘山)의 신(神)으로 키가 천리(千里)요, 사람 얼굴에 뱀의 몸으로, 입에 촛불을 머금고 천문(天門)을 비추며 숨을 들이마시면겨울이 되고, 내쉬면 여름이 되며, 눈을 뜨면 낮이요, 감으면 밤이 됨. 태양을 비유적으로 부르는 이름. 조선 조 여류 시인 허난설헌의 시 중에 촉룡이 등장하기도 한다. 蘿懸古壁啼山鬼 霧鎖秋潭臥燭龍(나현고벽제산귀 무쇄추담와촉룡 ; 담쟁이 덩굴 늘어진 오래된 절벽에 산 도깨비 울고, 안개에 막힌 가을 못에 촉룡이 누웠네.)<허난설헌의 차중씨견성암운(次仲氏見星庵韻)에서 옮기다.>


cannon 5d mark 2 f 4.0, iso 320 초점거리 1070mm.

孅渺月 (섬묘월)가늘고 아득한 달


暗隱姮娥眠 (암은항아면)몰래 숨어 항아는 자겠네,

曉星暳暳遠 (효성혜혜원)금성은 멀리서 껌벅껌벅.

內緩和抱靜 (내완화포정)둥글게 포근히 감싸 안으니,

附中望月程 (부중망월정)보름달처럼 마음 따르는구나.


2016년 11월 4일 쓰다. 11월 2일 오후 학교 교정에서 교감 선생님과 음력 시월 초승달을 보면서 천체망원경에 비친 상을 카메라로 촬영하다. 망원경으로 보이는 것을 촬영하니 카메라보다 훨씬 자세하게 촬영되어 달의 표면이 자세하게 잘 보인다. 항아는 달에 산다는 전설의 여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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