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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준식 Nov 02. 2016

일상의 관조(觀照)

마음의 변화

10월 27일 새벽 그믐달이 겨우 걸려 있다.
지금 계절에 핀 양난
파란 하늘, 그리고 국화

#1

지난 월요일 가을비 멈추고 난 뒤


秋雨仮停 (추우가정) 가을비 잠시 멈추고,


雨停凡踰鮮 (우정범유선) 비 멈추니 세상 더욱 선명하여라.

灛流丨逸中 (천류곤일중) 샛강 안일한 마음을 뚫고,

風徊 (풍회취간지) 바람은 이리저리 가지 사이로 불어,

霧粒靜薄飛 (무립정박비) 안개 알갱이만 가늘게 떠다니는구나.


세상이 내 마음과 너무나 다르다. 

가을 비 멈춘 풍경


#2

오늘 


晨光


爪月搖䒌天 (조월요명천) 손톱 달 검푸른 하늘에 떨리는데,

早起忖胠篋[i] (조기 촌거협) 일찍 일어나 도적질을 떠올리누나.

呻深痛瘁瘁 (신심통췌췌) 신음은 깊고 고통은 괴로운데,

懼眩濩蓋㥢 (구현호개추) 햇살 퍼지면 악행 덮일까 두렵구나.


2016년 11월 2일 아침에 일어나니 머리가 무겁고 괜한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나라를 통째로 말아먹은 대통령이라는 여자를 생각하니 돌아가신 선친의 분노를 이해할 것 같기도 하다. 사진은 10월 27일 아침에 촬영한 것이다. 

      

[i] 장자 외편, 거협(남의 상자를 열고 도둑질함이라는 말이다.) 편에 이런 기막힌 이야기가 나온다.


작은 상자를 열어 주머니를 뒤지고 궤짝을 여는 도둑에 대비하기 위하여 지키고 방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끈으로 당겨 단단히 묶고, 고리에 빗장과 자물쇠를 튼튼히 채워야 한다. 이것이 이른바 세상의 (도둑을 방비하는) 일반적인 지혜이다. 하지만 큰 도둑이 오면, 궤짝을 통째로 등에 지고, 상자를 손에 들고, 주머니를 어깨에 메고 달아나면서 (역으로 도둑 당하지 않게 방비해둔) 묶은 끈이나 빗장, 그리고 자물쇠가 견고하지 못할까 두려워한다. 그렇다면 앞서 이야기한 지혜(도둑을 방비하기 위한 궤짝의 자물쇠나 끈, 빗장을 채우는 일)라는 것은 오히려 큰 도둑을 도와주는 꼴이 되지 않겠는가?


제나라의 田成子(陳恒) 은하로 아침에 제나라의 임금을 죽이고 그 나라와 성지의 규범을 훔쳤다. 그 때문에 전성자는 내내 도적이라는 이름으로 불렸지만 몸은 편안했고, 자손 대대로 편안함을 물려줄 수 있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제나라의 백성이나 이웃나라에서 감히 비난하지 못하였는데, 이는 제나라가 큰 나라였기 때문이다. (제나라는 강태공으로 유명한 나라.)


오늘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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