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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준식 Feb 07. 2021

First time i saw your face.

First time i saw your face*


春眠不覺梅 (춘면불각매) 봄 잠 깨지 못한 매화

無葉華多少 (무엽화다소) 잎 없이 꽃 서넛.

默言阿逸多*(묵언아일다) 말 없는 미륵,

故䂃懼中困 (고작구중곤) 마음 흔들릴까 눈 감았네.


2021년 2월 6일 토요일. 양산 통도사에 매화(자장매)가 피었다는 소문을 듣고 새벽같이 차를 몰아 매화를 친견했다. 매화야 매년 피는 것이지만 매년 그 느낌은 다르다. 여러 조건들이 다르고, 나 역시 얼마나 많이 달라졌는가! 변화를 느끼고 그 변화를 기록하는 것은 참 행복한 일이다. 올해 매화를 보고 쓴 시의 제목은 1969년 미국 출신의 가수 'Robert Flack'의 첫 싱글 히트곡 'First time i saw your face'를 차용하였다. 비유도 다르고 상황도 다르며 심지어 꽃도 다르지만 그 첫 느낌은 비슷한 듯하여 용사 했다. 지금은 고인이 된 'George Michael'이 1999년 그의 앨범 'Songs From The Last Century'에서 다시 불러 우리에게 많이 알려졌다.  


* 阿逸多: 우리가 알고 있는 미륵보살의 별명. 산스크리트어 Ajita의 한자 음역. 미륵은 성씨이고 본래 이름이 阿逸多(아일다)이다. 미륵불은 석가모니 다음에 출현할 미래의 부처로 알려져 있다. 부처 당시 바라나국 바라문 집안에서 태어나서 부처의 교화를 받고 출가수행했으며, 부처 입멸 후 56억 7천만 년 뒤에 성불하리라는 수기(예언)를 받았으며, 지금은 도솔천 내원궁에서 천인들을 교화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미륵성불경’에 의하면 미륵은 장차 이 사바세계에 태어나 華林園(화림원)의 용화수 아래에서 성불해 설법으로 석가모니 부처님의 교화 시에 빠졌던 모든 중생들을 제도한다고 한다. 참고로 56억 7천만 년은 우리의 달력과는 무관한 유식불교의 ‘비유’에서 비롯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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