一枝梅
抱香小煒蓓 (포향소위배)향기 품은 붉고 작은 꽃망울,
摧身在小甁 (최신재소병)가지 꺾여 작은 잔에 있네.
暖感著華白*(난감저화백)따뜻한 기운에 흰 꽃잎 열리니,
妙香翩佳影 (묘향편가영)묘한 향기와 아름다운 모습 오락가락.
2021년 2월 14일 오전. 십 수년 전, 경남 자영고에 있던 시절, 학교가 있던 사천시 정동면 자영고등학교 뒷산은 내 삶의 작은 즐거움이었다.(그 시절 5년 동안의 전문직 생활을 과감하게 접고 다시 선생으로 돌아왔다.) 아직은 추웠던 3월의 이른 봄날, 피지 않은 매화 가지를 뒷산에서 아이들이 꺾어왔길래, 교무실에 보이는 아무 병에다가 꽂아두었더니 다음 날 이렇게 꽃이 벙글었다. 당시에는 휴대폰에 카메라가 없는 것을 쓰고 있어 카메라를 빌려다가 어렵게 사진을 찍어 두었다. 오늘 아침 사진 첩을 정리하다가 이 사진을 발견하고 당시의 마음자리를 떠 올리며 시를 써 본다.
* 王維(왕유, 699 ~ 759) 중국 당(唐)의 시인이자 화가로서 자연을 소재로 한 서정시에 뛰어났다. 특히 그의 시에는 불교의 영향이 많이 나타나 있어 ‘詩佛’이라고 불리며, 수묵 산수화에도 뛰어나 남종 문인화의 창시자로 평가를 받는다. 그의 시 중 ‘잡시’의 한 구절을 용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