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요커를 꿈꾸며.
올해 해외여행은 뉴욕으로 계획했었다. 꼭 한번 가보고 싶은 미국 동부, 뉴욕(New York)에 가보고 싶었다. 월가, 센트럴파크, 뉴욕대 등 다양한 여행 장소로 뉴요커로서 며칠 생활 여행을 하고 싶었다. 개인적으로 여행 가이드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뉴욕에 대한 에세이, 뉴욕 이야기를 담은 소설을 찾았고 조승연 작가님의 뉴욕 생활을 담은 '리얼:하다'를 찾게 되었다. (이 책은 인문학 파트에 진열되어 있었다)
이 책은 조승연 작가님의 1999년도부터 2005년까지 뉴욕 대학생활을 경험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뉴욕이 왜 아름다운지, 어떤 사람들이 뉴요커로 살고 있는지, 무슨 철학으로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해준다. '뉴욕'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뉴요커'로서 뉴욕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책을 채웠다.
책을 읽는 동안 영화를 한편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작가님의 뉴욕 생활 그리고 에피소드에서 나오는 뉴요커들의 철학은 뉴욕을 설명하기에 충분했다. 굉장히 멋스럽고 쿨한 이미지다. 뉴요커들은 상대방에 대한 신경을 최소한으로 하고 돈에 대해서 무서울 만큼 솔직하며 본인의 멋을 위해서 사는 사람들이라고 말한다.
p128. 인생의 맛과 멋을 스스로 터득하고, 누구 앞에서나 당당하게 자기주장을 펴며, 자기 시간과 스트레스를 스스로 관리할 수 있고, 자기가 내린 결정의 이유를 알고 그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은 어떤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뉴요커는 치열한 20세기를 겪으면서 뼈저리게 터득했다.
뉴욕은 다양성의 도시이다. 수많은 이민자가 존재하고 공부하러 오는 사람과 사업을 위해서 오는 사람들이 뉴욕의 문화를 만들고 있다. 다양한 민족이 있기 때문인지 뉴요커들은 인생을 다채롭게 사는 법을 안다. 본인의 장점을 발견하고 잘하는 것에 집중한다. 우리나라와 다르게 단점을 보완하면서 평균의 인간으로 만들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 그들은 명확하다. 인간은 원래 완벽해질 수 없는 존재임을 인정한다. 그리고 본인을 성장시키고 타인의 장점과 연결을 하며 살아간다는 것이 행복하다는 것을 그들은 안다. 나는 뉴욕의 다양성과 문화 그리고 철학이 마음에 든다.
P170. 예를 들어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사람에 대해서는 그냥 이런 식으로 말한다.
"He live in San Francisco(그 사람은 샌프란시스코에 살아.)"
그러나 뉴욕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식으로 말한다.
"He IS a New Yorker(그 사람은 뉴요커야)."
P190. 뉴요커들은 인생에 '정답이 없다'를 인정하기 때문에 수많은 의견이 충돌하는 가운데에서도 사람들이 살고 싶어 하는 공동체를 만들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여행을 가기 전부터 뉴욕에 대해서 많이 알아버린 듯 한 느낌이다. 뉴욕에 대한 환상과 가고자 하는 의욕이 생겼다. 코로나 19가 빨리 없어지고 세계여행을 할 수 있는 날이 돌아온다면 반드시 뉴욕을 첫 여행지로 갈 생각이다. 아침 일찍 일어나 센트럴 파크에서 러닝을 하고 스타벅스 리저브 카페에 들려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한 손으로 마시는 장면을 생각하면서 말이다.
p191. "이거 내 친구 문자인데, 1년 동안 적금 부어서 한강 불꽃축제가 열릴 때마다 63 빌딩 꼭대기에 있는 음식점에 간대. 내가 그 돈 있으면 여행을 가겠다. 이게 뭐가 좋아?"
나는 친구에게 대답했다.
"좋은가 보지."
이것은 내가 뉴욕에서 배워온 철학이다.
인간은 좋은 것이 서로 다르다. 굳이 타인의 호불호를 이해하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다. 다르다는 것만 인정하면 된다. 이것이 뉴욕이라는 도시가 '다양성'이라고 하는 과제와 끊임없이 씨름하며 깨달은 결론이다. 내 일이 아니면 신경 쓰지 않으면 된다. '사람은 원래 이렇게 사는 것' '인간은 원래 이래야 하는 것'이라는 정답을 미리 가지고, 거기에 부합하지 않으면 스스로 알아서 감추고 남들 비위를 맞출 필요가 없다. 그래 봐야 돈 되는 것도 아니다. 남이 내 인생 대신 살아주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