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가 6일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7 발화 원인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앞으로 스마트 폰 발화 및 폭발 사건 발생 시 제조회사는 정부에 즉각 보고하고 원인 조사를 해야 하는 새로운 스마트폰 리콜 규정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노트7 사태 원인 조사와 리콜 제도 개선 작업을 담당한 한 산업부 관계자는 그동안 정부의 리콜 제도가 “미국과 같은 다른 국가에 비해 미비했던 것은 사실,”이라고 밝히며, 새롭게 도입될 규정은 “스마트폰 발화가 일어나면 제조회사는 정부에 즉각 보고를 하고, 신속히 원인 조사를 실시해 결함 여부 조사와 리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세스,”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24일 노트7 발화 사건이 처음 제기되고 열흘이나 지난 후에야 정부에 보고를 했고, 이로 인해 소비자의 불안이 가중되었을 뿐만 아니라 원인 조사가 늦어졌다는 지적에 따른 후속 조치로 해석되고 있다.
주형환 산업부 장관은 지난해 국감에서 “앞으로 철저하게 원인을 분석해 리콜 제도 전반을 고치고 배터리 안전기준을 상향 조정하겠다"라고 말한 바 있다.
또한 6일 산업부가 발표할 배터리 안전기준 강화 계획에는 배터리 제조 공정 단계에 대한 새로운 안전기준 방안이 포함될 예정이며, X-ray 검사 등 배터리 품질 강화를 위한 검사 프로세스 도입을 의무화하는 내용도 담게 될 예정이다. 스마트폰 제조 회사에 대한 제품 설계 및 안전 시험에 대한 기준 강화 방안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부 관계자는 새로운 리콜 제도와 배터리 안전 규정이 적용될 시점에 대해 “업계 의견 수렴과 규정 개정 절차를 걸칠 예정이며, 유예 기간까지 더하면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규정 개선 작업이 늦어진다면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인 삼성의 갤럭시 노트8은 새로운 규정을 적용받지 않을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자체적으로 강화된 배터리 생산 및 검수 체제와 설계 기준을 도입할 것을 약속했기 때문에 추후 플래그십 모델의 안전성에 대한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지난 23일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고동진 사장은 기자 간담회에서 “신뢰를 다시 얻기 위해 노트7 소손의 원인을 철저하게 밝혀 내고, 개발, 제조, 검증 등 모든 프로세스에 대한 종합적인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했다,"라고 말했다. 고동진 사장은 또한 업계 전체가 스마트폰의 리튬 이온 배터리의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다중 안전 설계와 검증 프로세스 등을 관련 단체에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산업부의 노트7 조사 결과는 기존 삼성전자의 발표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3일 외부 기관과의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노트7의 발화 원인에 대해 배터리 결함으로 인한 사고라고 밝혔었다.
미국 안전 인증 회사인 UL은 노트7에 쓰인 삼성SDI의 배터리가 우측 상단 모서리의 눌림 현상, 얇은 분리 막 때문에 발화한 것으로 분석했고, ATL 배터리는 배터리 융착 부위(이음새)의 비정상적 돌기, 절연 테이프 미부착, 얇은 분리 막 등의 조합이 내부에서 단락 현상을 일으킨 것으로 봤다.
미국의 다른 안전 인증 회사 엑스포넌트(Exponent)는 삼성SDI 배터리가 음극탭 부위 젤리롤(양극재, 음극재, 분리 막을 돌돌 만 것) 코너의 눌림 현상 때문에, ATL 배터리는 비정상적으로 높은 융착 돌기, 그로 인한 절연 테이프와 분리 막 파손 때문에 각각 발화한 것으로 분석했다. 삼성은 노트 제품 자체에서는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