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차렸을 땐, 이미 늦어버린
어떤 처음에는 절대적인 마지막이 따라온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였을 때.
해명하지 않으면, 평생 오해 속에 묻혀 살아야만 하는 순간을 마주쳤을 때.
눈을 감았다 뜰 때.
밤이 지나 새벽이 올 때.
모든 처음은 마지막이란 걸, 너무 늦게 알아버렸을 때.
라디오를 듣다가 문득 생각이 났다.
나의 모든 처음들은 지금쯤 어디에 고여 있을지.
아주 나중에 내가 나의 마지막 순간을 마주하게 되었을 때,
내 앞에 마중을 나와줄지.
그때 조금 더 즐길 걸, 하고 후회하는 모든 순간들
순간은 반으로 자르면 순간순간이 되어서, 우리는 더 많은 시간을 살게 될 텐데.
지금 흐르는 이 모든 순간들도
모두 처음이자 마지막인 시간들이겠지.
살아야지,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사랑해야지, 한 번도 상처 받지 않았던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