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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용 Sep 30. 2021

롱블랙, 단 하루만 읽을 수 있는 콘텐츠 구독서비스

언제든 읽을 수 있다는 건, 지금 읽지 않아도 된다는 것과 같습니다.
LongBlack


얼마 전 론칭한 콘텐츠 구독 서비스 롱블랙은 타임세일처럼 시간을 걸어 콘텐츠를 발행한다. 제한 시간은 24시간. 하루가 지나도록 콘텐츠를 보지 않으면 내일도, 모레도, 어쩌면 영영 볼 수 없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도 오늘 발행된 콘텐츠 위에는 '이 시간이 지나면 읽을 수 없습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카운트다운이 진행 중이다. 어쩌다 밤 12시 즈음 접속하면 쫄깃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한번 읽은 노트는 스크랩되어 언제고 꺼내볼 수 있으며 지인을 추천하면 '지난 노트 이용권 5개'를 준다고 한다.) 


ⓒ LongBlack

왜 하는 걸까? 롱블랙 김종원님의 인터뷰 글을 아래 옮긴다.


‘언제 어디서나 무제한으로 읽으세요’란 ‘지금 읽지 않아도 괜찮다’와 동일하지 않을까? 사람들은 음악, 영상 콘텐츠를 많이 소비한다. 음악을 무한대로 틀어놓고, 영상 콘텐츠를 밤을 새서라도 정주행한다. 그런데 텍스트 콘텐츠는 다르다. 재미 요소도 부족하고, 많은 에너지를 요구한다. 굳게 마음먹어야 하고, 졸음과도 싸워야 한다. 그런데 월 1만 원으로 언제 어디서 수만 권의 책을, 수천 개의 아티클을 읽으라는 걸까. 그건 이용하지 말라는 얘기다. 공급자는 고객이 뭘 좋아하는지 몰라서 불안한 마음에 일단 많이 던져놓고 본다. 싸게 많이 던지면 가성비도 좋고, 그중 하나 걸리지 않을까 하는 심산이다. 하지만 나는 영상, 게임, 음악 등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와 시간 싸움을 해야 하는 텍스트 콘텐츠는 ‘이용 습관’을 잡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롱블랙 김종원, 텍스쳐 픽 #25 인터뷰 중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인터뷰다. 나만 해도 그렇다. 브런치, 퍼블리, 블로그, SNS로 공유되는 각종 링크로 글을 접하지만 내 시간은 이들끼리 경쟁하지 않는다. 넷플릭스냐, 팟캐스트냐, 글이냐다. 잘 모르겠고 일단 무선 이어폰을 귀에 꼽는다면, 글을 읽을 가능성은 매우 낮아진다. 그래서 텍스트 콘텐츠 '이용 습관'을 만들려는 강력한? 의지에 호기심이 생긴다.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할까?


다만 롱블랙은, 글의 효용을 믿는 팀입니다.

잘 읽어낼 수만 있다면, 글은 짧은 시간에 가장 많은 정보를 흡수하게끔 도와주는 도구입니다. 중간중간 필요한 정보를 훑어내거나, 구조적인 지식을 습득하는데 가장 유용하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롱블랙은 노력하겠습니다. 롱블랙은 '쉽고 재미있게'를 노트 제작 원칙의 맨 앞에 두겠습니다. 롱블랙 노트가 잘 읽히는지, 의견을 들려주세요. 귀 기울여 점점 더 잘 읽히는 글을 만들어보겠습니다."

'롱블랙과 함께, 하루 한번의 성장이 시작됩니다' 중


그 외에도 글의 효용을 믿는다는 슬로건이 마음에 든다. 홍보팀 소속 디자이너로 일할 때, 디자인 이후의 전달을 고민하면 종종 이런 말을 들었다. "긴 글은 안 읽는다 - 짧게 써야 한다 - 글을 안 읽는다 - 카드뉴스! - 카드뉴스도 안 본다 - 영상!!! ..." 글을 안 읽는 이유가 글이라서, 혹은 길어서 일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나에게 필요하고 재미있으면 무엇이든 읽기 마련이다. 나 역시 글의 효용을 믿는다. 마지막으로 사이트 디자인이 매력적이다. 무료로 오픈된 글을 읽어보니 (PC) 우측 스크롤바가 내려가며 롱블랙 한잔을 마신 기분이다. 



롱블랙 사이트,

https://www.longblack.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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