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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용 Feb 23. 2024

잘못 가세요

사진: Unsplash의sthr ngn

책읽아웃 박연준 작가 편을 들었다. 박연준 작가는 내비게이션을 쓰다 보니 다른 길로 가면 안 될 것 같은 강박이 생긴다고, 물건을 사거나 밥을 사 먹는 일도 절대 실패하지 않겠다는 분위기가 이상하다고 했다. (지금 기억으로는) 그리고 이런 에피소드를 들려주었다. 박연준 작가가 고속도로에서 운전을 하다 뒤늦게 네비를 보고 급하게 차선을 변경했는데, 뒤 차가 위험한 운전에 화가 난 듯 연신 클락션을 울렸고, 같은 신호에 나란히 멈춰 서자 창문을 내리고 이렇게 소리쳤다는 것이다. "길을 잘못 들었으면! 잘못 가세요!!" "잘못 가시라고요! 아시겠어요!!" 사고가 날 뻔한 상황에 화가 나 한 얘기겠지만 작가는 그 말이, '잘못 가라는 말'이 한동안 떠올랐다고 한다. 지금까지 누구도 나에게 잘못 가라는 말을 하지 않았는데, 여기서 이런 이야기를 듣다니 참 신선했다는 것이다. 절대 잘못하지 않겠다, 무조건 잘하겠다는 마음은 조급함을 가져오고 때로는 더 큰 실수를 부르기도 하니까. 길을 잘못 들었으면 그렇게 잘못 가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큰 문제만 없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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