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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용 Mar 27. 2024

독립적으로 일하기

사진: Unsplash의Polina Kuzovkova

얼마 전 프리랜서가 되어서 무엇이 좋냐는 질문을 받았다. 딱히 프리랜서는 아니고 회사를 다니기 싫은 것뿐인데 뭐라 대체할 말이 없었다. 그냥 혼자라서 혼자하니까 혼자 어쩌고.. 라며 어정쩡한 대답을 했다. 분명 좋은 게 많았는데 막상 대답하려니 말이 꼬였다. 생각과 말을 거리가 너무 멀었다.

어느 1인 출판사 대표는 프리랜서가 되면 세상에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고 했다. 회사만큼은 아니라도 반드시 누군가가, 적어도 나에게 일감을 주는 한 명이라도 관계를 맺어야 나의 일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혼자 일한다' 보다는 '독립적으로 일한다'는 표현을 쓴다고 했다. 생각해 보니 나 역시 혼자 보다는 독립적으로 일한다는 말이 더 근사했다. (근사하다는 게 근삿값, 근사치 이런 말들에 쓰인다. 정확하다는 뜻이다. 내가 느낀 것과 가장 오차값이 덜한, 정확한 문장을 근사하다고 할 수 있다. - 어디선가 발췌)

'독립적'의 사전적 의미는 '남에게 의존하거나 예속되지 아니한 것'이고, 예속된다는 건 누군가의 지배나 지휘 아래 매인다는 말이다. 회사나 공동체에 속하며 경험한 의존과 예속이 마냥 싫은 건 아니었지만, 너무 의존하거나 예속되는 관계는 이제 피하고 싶다. 그래서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면 독립적으로 일하는 것이 좋다. 비교적 주체적으로 일과 일의 과정을 선택할 수 있어서 좋다. 독립적으로 밥을 먹는 것도 좋은데 이건 또 따로 할 얘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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