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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용 Oct 18. 2024

반려운동

사진: Unsplash의Abigail  Keenan

반려는 인생을 함께하는 짝에게 붙이는 말이다. 보통은 결혼하는 배우자에게 쓰이던 말인데 이제는  반려동물, 반려식물처럼 비인간 존재에게도 어색하지 않은 표현이 되었다. 반려'돌'까지 있으니 나와 오래 함께하며 마음 쓰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반려가 어울리는 듯하다. 그런 맥락에서 반려 운동도 있다. 최근 읽은 70대 여성의 에세이에서는 반려운동이 중요하다고 했다. ('반려운동'이란 단어를 썼는지는 잘 모르겠다) 건강한 노후를 위해 한 가지 운동은 꾸준히 해두면 좋다는 것이다. 누군가 나에게 반려운동을 묻는다면 아무래도 '태권도'라고 할 것 같다. 일주일에 1-2번 정도 도장에 가고, 회사에 따라 쉬던 기간도 있었지만 10년 넘게 태권도를 하고 있다. 단으로는 검은띠 4단이라 엄청난 실력을 기대하는 사람도 있지만, TV에 나오는 태권도인들과는 비할 수 없는 실력이다. 운동을 반려가 될 정도로 오래 하다 보면 실력보다는 다치지 않는 감각이 는다. 준비 운동을 얼마나 하면 좋은지, 몸 상태에 따라 쉴지 말지 등 내 몸의 상태를 더 잘 파악하게 된다. 오히려 좋다. 다치면 실력이고 뭐고 운동 자체를 할 수 없으니까. 지금 하는 디자인 일도 비슷하다. 시간이 지날수록 나의 역량과 해야 할 일을 더 잘 가늠하게 되고, 무리할 것 같은 상황을 미리 파악하고 적당히 거절하는 일도 많다. 가끔은 너무 소극적은 태도인가 걱정도 되지만, 일이란 것을 애정하며 평생 하고 싶다면 반려의 마음이 필요하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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