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광역시, 메가시티 대전특별시로 만들자, 2
무엇이 전략인지 모르는 사령관들, 허브 도시의 교통 자산 상실
대전의 근세 100년은 국토중심, 교통허브로 발전했다. 그런데 어느 날 대전시장, 대전출신 국회의원, 대전시의회, 대전시중구의회가 눈을 뜨고 있던 상황에서, 국토부와 국회가 서대전 호남 분기를 오송으로 옮기면서 사달이 났다. 생뚱맞은 교통정책에 우물쭈물한 대응으로 대전의 전략 자산이 날아간 것이다. 그날로 대전은 1936년부터 있었던 교통중심 도시 기능을 상실했다. 도쿄의 우에노역이 허브 기능을 지키고, 런던의 킹스크로스가 미들랜드 본선과 유로스타를 끌어온 것과 비교된다.
교통중심 대전은 대전 시민만 아니라 대한민국에 중요한 허브 전략인데, 호남선 분기를 오송으로 옮긴 후, 국토 서쪽의 교통 체계는 이상하게 틀어져 버렸다. 셔츠의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 그다음도 어긋나듯 청주, 오송, 대전, 서대전, 세종, 공주, 익산으로 향하는 국토 서남권 축은 이상하게 되어 버렸다. 그래서 이 도시들이 세계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도시권으로 묶이기보다는 도시들의 병렬체가 되어 버리는 느낌이다.
(충북 도청에 붙여있는 아래의 지리 개념도를 보면 알 수 있다. 서대전역의 호남선 상실은 교통 도시 대전이 호남 노선만을 잃어 버린 것이 아니다. 교통 분기가 서대전에서 오성으로 옮겨감으로써 강호축의 초광역 전략을 상실하는 것이다.)
(교통 허브의 분산은 대전, 충청권만의 문제가 아니다. 허브가 약해지면 물류와 상권을 복합시킬 수 없다. 교통과 물류는 산업이다. 대한민국 국토 산업 체질이 약해진다)
다시 런던 킹스크로스역으로 돌아가 보자. 한 지역에 교통수단을 밀집하면, 시내 교통을 이용하는 런던 시민, 아일랜드에서 들어오는 UK 국민, 프랑스와 대륙에서 해저터널을 통해 들어온 관광객이 뒤섞일 텐데, 영국은 인근 유스턴역까지 왜 이렇게 한 지역에 여러 역과 노선을 몰아넣었을까? 그러나 혼잡은 공간 배치로 해결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허브 역세권이 강해야 업무 효율이 높아 사람과 기업이 모이고, 강한 도심 경제가 도시를 번영으로 이끌기 때문이다.
광역도시, 메트로폴리탄에는 도심 공항처럼 한 도시에 허브역이 몇 개씩 있다. 대전의 경부선 대전역, 호남선 서대전역처럼 런던 허브역은 킹스크로스역 외에도 패딩턴역, 워터루역 등이 있다. 놀라운 사실은 런던 역세권이 이용자 집객에 성공했지만, 체감상 혼잡하지 않다는 것이다. 역 중심에서 도시 공간을 지하, 지상, 옥상으로 확대했고, 걷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 자전거, 택시, 버스, 트램의 공공 교통이 승용차 이동을 대치할 수 있도록 설계했기 때문이다.
(서대전역, 대전발 메가시티가 웅비할 수 있는 물리적 기반인 서대전역이 초라한 간이역이 되어 서 있다. 역이 가져야 할 광장도 없어지고 고층 주상복합에 가려있다. 당시 서대전역에서 오송역으로 가져가는 호남선 분기를 막지 않았거나, 암묵적으로 동의한 국회, 시의회, 구의회 인사의 이름을 서대전역 머릿돌에 새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