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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대훈 Jun 15. 2023

대화동 아리랑, 대덕구! 개량이 아닌 대전환으로

도시 재창조, 전통 공간의 개념전환. 8

알렉산더와 고르디우스 매듭, 대화공단을 옮겨야 대전이 산다.

20만 명 이하 대전 유일의 자치구, 대덕구

 

대화동에 공구상가라고 하는 곳, 대전산업용재유통단지는 대전에서 가장 저렴한 비용으로 사무실을 운영할 수 있는 지역이었다. 대화동 땅 표면은 기름에 절어 시커멓고 공기는 매캐했다. 몇몇 공장은 비 오는 새벽이나 한밤에 오폐수를 몰래 버리다 환경단체에 한두 번 고발당한 것이 아니었다. 새벽에 출근하면서 고개를 들어 보면 일부 공장은 굴뚝에 검은 연기를 몰래 올렸고, 일과를 시작하는 오전 8시 전에는 가동을 멈추어 따가운 시선을 숨겼다. 80년대에는 이 지역을 바꾸어 보겠다고 노동과 사회, 종교 운동을 하는 분들이 대화동에 들어왔다. 노동자 야학을 개설했고, 일부는 위장취업을 해서 노동조합을 만들었고, 지금도 민노총 지역본부는 대화동에 있다. 

 

나는 1997년 IMF사태에 저비용을 찾아 대화동으로 들어갔다. 둔산에서 한밭대교를 건너 대화동으로 출퇴근을 할 때면, 시내를 오고 가는 것이 아니라 버려진 시골 읍면의 공단으로 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시골 농공단지라면 공기라도 좋았겠지만 매캐한 분진으로 목이 아팠다. 이렇게 도시 양쪽을 몇 년을 오고 가면서 강(갑천)을 사이에 두고 지역의 불균형이 심각해지는 것을 보았다. 폭발하지는 않았지만, 분노 같은 것이 일었다. 대전시가 균형발전을 포기하는 순간 도시 전체의 조화로운 성장은 무너진다. 

 

2023년 대전산업단지는 50년을 맞는다. 그동안 수 십 년 동안 대화.읍내동 공단을 개선한다고 부분적인 개선 사업에 수천억을 썼다. 그러나 산단과 영향을 주고받는 대덕구의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하지 않았다. 역대 대전시장과 대덕을 지역구로 둔 국회의원, 시의원, 구청장, 구의원들의 합산 성적은 지금의 대덕구 현황이다. 인구 20만 붕괴! 최근 5년 동안 주민 14%가 대화동을 탈출했다. 서구는 93 둔산 신도시, 유성구는 노은 신도시, 세종시 축선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한 것에 비해, 대덕구는 광역시의 중심지가 되어버린 대화.읍내동 지역을 공단의 개선·정비 대상으로 보는 시각에 갇혀 버려 재창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전산단에 건축한 빌딩형 공장의 분양 광고물, 갑천을 사이에 두고 둔산과 대화동 산단이 마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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