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공원, 세종의 첫 광장
이름난 도시에는 그 도시를 단번에 떠올리게 하는 명소가 있다. 파리의 에펠탑, 시드니의 오페라 하우스처럼 말이다. 미술관, 타워, 해변, 유적지 등 다양한 장소가 도시의 얼굴이 된다. 그중에서도 예로부터 도시의 중심 역할을 톡톡히 해온 건 단연코 광장이다.
아고라, 콩코드 광장. 산 마르코 광장, 타임스퀘어. 고대 그리스의 도시국가 아테네에서부터 세계에서 가장 현대적인 도시로 손꼽히는 뉴욕에 이르기까지, 번성한 도시에는 어디에나 그 명성에 걸맞은 광장이 있다. 낯선 도시를 찾은 여행자들이 가장 먼저 향하는 곳도 광장이다.
왜일까? 광장에는 그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모여 대화하고, 함께 웃고, 삶을 공유하는 공간. 공동체의 숨결이 살아 있는 곳. 그곳이 바로 광장이다.
세종에도 그런 곳이 있다. 바로 세종호수공원이다. 비록 ‘광장’이라는 이름표가 붙어 있지는 않지만, 호수공원은 세종의 ‘첫 번째 광장’이라 부르기에 손색이 없는 곳이다. 이제 세종에도 여러 광장이 있다. 화려한 물줄기가 음악에 맞춰 흥겹게 너울거리는 나성동 도시상징광장, 새빛광장, 국가보훈광장 등 다양한 광장이 세종 곳곳에 생겨났다. 그러나 마땅히 모일 곳이 없었던 세종시민들을 한 자리에 불러 모은 첫 광장은 단연코 호수공원이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인공호수를 품은 세종호수공원은 2012년에 개장했다. 완공은 2013년이었지만 일상의 쉼표가 필요한 세종시민들을 위해 일부분을 미리 개방했다. 마침내 여가 시설이라 할 만한 공원이 문을 열자 세종시민들은 환호했다. 듬성듬성 심긴 나무는 앙상했다. 쏟아지는 햇살을 막아주는 그늘 한 뼘 만들어내지 못할 정도로 가녀렸다. 호수를 따라 기다랗게 이어진 공원 산책로가 푸른 나뭇잎이 만들어낸 시원한 그늘로 덮일 날을 상상하며 산책하는 기분은 제법 근사했다.
그로부터 10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다. 개장 초기, 호수공원은 흙바닥에 엉뚱하게 던져진 그림 같았다. 사방이 흙먼지투성이였던 세종 도심 한복판에서 홀로 아름다운 자태를 뽐냈던 호수공원의 주변 풍경도 이제 제법 다채로워졌다.
호수공원의 가장 큰 매력은 뭐니 뭐니 해도 탁 트인 풍광이다. 국무총리실과 대통령기록관을 등지고 서면 야트막한 경사로 아래로 공원이 펼쳐진다. 경사로를 따라 호수공원으로 내려가면 시원한 물줄기가 만들어내는 청량한 소리가 귀를 간질인다. 청음(淸音)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맑고 고운 소리를 내는 폭포에서 나는 물소리다. 20만 평이 넘는 널찍한 부지에 자리 잡은 호수공원을 따라 걷다 보면 꽉 막힌 마음도 순식간에 뚫린다.
다채로운 즐길 거리도 호수공원의 매력을 드높인다. 거침없이 하늘로 솟아오르는 분수, 다섯 개의 인공섬을 따라 이어지는 산책로, 파란 파라솔이 늘어선 물놀이섬까지! 도심 한복판에서 모래사장을 밟으며 놀다니, 상상만 해도 설렌다. 물놀이섬 맞은 편에 설치된 짚라인과 초대형 그네를 타고 놀다 보면,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동심으로 돌아간다.
세종호수공원의 매력은 여기에서 끝이 아니다.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광장답게 이곳은 축제의 장이기도 하다. 아름다운 불꽃이 밤하늘을 수놓는 불꽃축제, 타닥타닥 타들어 가는 불씨가 꽃잎처럼 밤하늘에 흩어지는 낙화 축제, 거기에 다양한 문화행사까지. 호수공원을 둘러싼 다양한 문화자원도 또 다른 매력 포인트다. 호수공원 서쪽에는 국립도서관, 동쪽에는 중앙공원과 빙상장, 남쪽에는 박물관 단지가 들어서 있다.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며 다음 행선지를 정하기에도 제격이다.
무엇보다 세종호수공원에서는 계절마다 새로운 드라마가 펼쳐진다. 봄이면 노란 개나리와 이름 모를 꽃들이 산책로를 수놓고, 여름이면 물놀이섬에서 들려오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공원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가을에는 단풍이 붉게 물들고, 겨울이면 호숫가에 내려앉은 고요한 빛이 사색의 시간을 선물한다. 호수공원을 방문하는 시간대에 따라서도 볼 수 있는 풍경이 달라진다. 이른 아침엔 희미한 물안개 사이로 어린 새들이 흥겹게 지저귀고, 저녁이면 대기를 물들인 보랏빛 노을이 “오늘도 수고했어”라고 속삭이며 토닥여준다. 세종호수공원은 세종시민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공간이자, 그곳을 찾은 모든 이들에게도 거리낌 없이 품을 내어주는 광장이다.
세종에서 어디부터 가야 할지 고민이 된다면? 고민할 것도 없다. 일단 호수공원부터 걸어보자.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가볍게 달리거나 자전거를 타고 쌩쌩 달리거나 경쾌하게 걷는 사람들. 그 사이를 오가다 보면, 어느새 세종이라는 도시와 제법 가까워진 듯한 기분이 들지도 모른다. 여유와 활력이 공존하는 세종호수공원에서 세종과 첫인사를 나눠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Tip.
세종호수공원
주소: 세종특별자치시 다솜로 216(세종동)
입장료: 없음
주차장: 공영 주차장(1,200대 이상 수용 가능)
소나무길, 벚나무길, 은행나무길, 이팝나무길 등 8.8km에 달하는 산책로가 조성돼 있음.
자전거를 대여해 4.7km에 달하는 자전거 도로를 즐길 수 있음.
#세종
#세종여행
#유잼도시
#세종호수공원
#놀러오세요
#헤이세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