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홀릭
폭식의 밤
혹시나 하는 기다림,
그게 사람을 참 초라하게 만든다.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바보스러운 짓임을 알면서도
그 자리에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고
그 마음이란 걸 증명해보이고 싶다.
마침표가 다시 되살아나
문장을 이어갈 수 있는 것처럼
우연이 다시 되살아나
만남으로 이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다가,
이내 채우지 못한 것들 앞에
심장 한쪽이 꺾이고 고개 숙인 그가
서 있다.
채운다.
김치 한 조각과 막걸리 한 사발.
먹어도 뇌는 행복해하지 않고
먹어도 속은 포만감이 없다.
이렇게 하루를 어둠 속으로 밀어낸다.
그나마 다행히, 예전만큼 아프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