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홀릭
눈물을 흘릴 권리
우는 적이 없었다.
단 한번도.
아니 울었는지도 모르겠다. 아무도 없는 구석진 자리에서 벽을 치며 혹은 쪼그려 앉아 눈물 콧물 다 흘려가며 꺽꺽댔는지도 모르겠다.
여하튼 내가 알기론 공식적으로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우는 건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상황이 악화되고 감정이 격해지고 마음이 흔들리면 나오지 말라고 해도 자동으로 나오는 게 눈물이다.
처음엔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인 줄 알았다. 그런데 며칠 전, 그의 눈물을 보고 말았다. 며칠째 소식도 뜸하고 연락도 닿지 않아 마음이 쓰였다. 적당히 어둠이 내려앉은 밤, 단팥빵 몇 개를 사들고 찾아갔다. 똑똑똑. 방에 불은 켜졌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잠시 고민하다가 방문 앞에 단팥빵만 놓고 되돌아 나왔다. 그리고 수북이 어둠이 짙어진 시각, 그에게서 전화가 왔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울기만 했다. 내 귀가 그의 눈물로 흠뻑 젖었다. 이리도 눈물이 많았던가. 한참을 울었다. '그래, 다 쏟아내요. 여태 참은 거 다 쏟아내요.' 나 역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드디어 그의 울음이 멈췄다. 그리고 이 한 마디를 남기고 전화를 끊었다.
"이 빵 너무 맛있다. 어디서 샀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