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아는 사람 이야기
내가 아는 사람 중에 어둠을 무서워하는 아이가 있다.
창 밖에 어둠이 찾아오면 그 아이는 그 어둠을 몰아내듯 서둘러 불을 킨다.
그 아이는 대학생이다. 어린 나이가 아니다.
어렸을 때 엄마 옆에서 잘 때도 그 아이는 엄마의 옷자락을 붙잡아야 안심이 돼서 잠에 들 수 있었다.
혼자 잘 때에 방에 스탠드는 필수다. 오히려 방 불을 켜놓고 잘 때 잠이 잘 오는 날도 있다.
어느 날 그 아이가 초저녁에 잠을 잤던 날이 있었다. 피곤했는지 아이는 새벽이 올 때까지 자다가 2시가 다 돼서야 잠에서 깼다.
분명 아이가 잠을 잘 때는 밖도 많이 어둡지 않았고 거실 불도 환히 켜져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새벽 2시. 잠을 자기 위해 가족들은 거실 불을 끄고 잠에 들었다.
즉 그 아이는 지금 어둠 안에 갇힌 꼴이 돼버렸다.
그 아이는 결국 해가 뜰 때까지 휴대폰 화면에 의지해 밤을 지새웠다.
언젠가 누군가 그 아이에게 물었다. "너는 왜 어둠이 무서워?"
그러자 그 아이는 대답했다.
"어둠 안에 누군가 있는 것 같아요. 근데 그것은 내 편이 아니에요."
"..."
"어둠 안에 전 혼자예요. 누군가 말하거나 내가 붙잡고 있지 않으면 전 혼자가 돼요.
아니 혼자는 아니죠 그 내 편이 아닌 그것과 같이 있어요."
"그것이 귀신이야?"
"귀신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무언가 있어요. 그냥 있어요. "
그 아이는 그리고 깨달았다.
그 무언가는 '외로움'이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어둠 속에서
그 아이는 혼자가 되어왔다.
그 아이는 어둠을 무서워한다.
그 아이는 외로움을 무서워한다.
그 아이는 혼자가 되는 것을 무서워한다.
오늘도 아이는 혼자 잠에 든다.
어둠 속에서 외로움과 마주한다.
그리고 결국 오늘도 나는 스탠드를 킨다.
#어둠 #외로움 #혼자 #아는_사람_이야기 #내_멋대로_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