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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준규 Jun 21. 2018

김갑수와 말하기에 대하여

버퍼의 크기가 중요하다

https://youtu.be/SHVskFxOS4g


1. 인기 있는 팟캐스트에 김갑수가 나와 생각을 마구 토한다. 김갑수는 훌륭하다. 그가 TV조선이나 MBN에서 활약하는 것도 충분히 훌륭하다. 라디오 교통방송에서 음악프로그램 DJ로도 훌륭하다. 특히 아래 불금쇼에서 "세상은 더러워요" 말하는 것에 동의한다. 정치(인)가 도구로서 사용된다는 멘션에 동의한다.  


2. 듣다가 생각이 다른 장르로 넘어간다. 김갑수가 같은 말을 반복하거나 듣기에 오해를 낳을 수도 있는 말을 하기도 하지만 버벅거리는 법이 없다. 김갑수 정도라면 엄청난 달변이다. 김갑수는 어떻게 말하는가. 책 제목 같기도 하네~
원고를 읽는 것이 아닌데 빠르게 말하면서도 하고 싶은 말 하고 또한 삐끗도 안 하는 말하기는 어떻게 가능한가. 유투브 영상을 보면 하단의 재생 위치를 보여주는 바(bar)가 움직인다. 리얼타임 위치를 보여주는 빨간 줄이 있고, 데이터 다운로드 양을 보여주는 회색 줄이 오른쪽으로 늘어난다. 말하기도 비슷하다. 입을 열며 머릿속으로 다음 이어갈 말의 내용을 동시에 생각한다. 어린 아이는 빨간 줄과 회색 줄이 같이 움직이고, 김갑수 급은 회색 줄이 일찌감치 먼저 죽죽 늘어난다. 
평범한 사람들은 다음 말하기 내용을 생각하다가 말이 꼬이기 마련이다. 그래서 말하고 나서 후회한다. 원래 말하려고 한 내용과 다르게 말하거나 하고자 한 말을 다하지 못했다고 가슴을 치는 경우가 꼭 생기게 마련이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가슴을 치는 일이 말하기의 매력이다. 내 생각과 다르게 말하거나 할 말 다 하지 못해 생기는 답답함이 처음 계획과 다르게 예상치 못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말하기의 창조성이 발휘된다. 글쓰기와 말하기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그래서 말하기를 자주 해야 한다.
김갑수 급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사족) 한국 아이들은 말하는 기회가 없이 자란다. 여기에 문제의 원인이 있다.


“순수는 깨끗하지만 순수주의는 가장 더럽다”

3. “순수는 깨끗하지만 순수주의는 가장 더럽다” 박동섭 독립연구자가 자주 강조하는 말이다. 문파나 이재명 파동과 관련된 김갑수의 멘션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이 말이다. 현상을 해명하는 말은 매우 편향적이고 사상적이며 정치적이다. 중립이라고 떠벌이는 말이 가장 편향돼 있다.


4. 교육을 둘러 싼 교육자 및 세상 사람들의 주장이 매우 멀티 채널이다. 이를 극복하는(견디는) 과정이 중요하다. 그것은 다른 사람의 주장을 “틀렸다”고 말하는 것이 아닐 것이다. 내 생각이 세상을 지배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나도 하나의 채널을 보태는 것-그것이 할 일의 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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