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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달나무 Jul 20. 2018

수학으로 도 닦기

수학을 잘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수학이 되는 길을 말한다

#모리타_마사오

#수학하는신체

#수학도장

#강원도강의

#강원과학고 #강릉연수원 #강릉여고

#경희대_청운관_8월4일오후4시     

8월1일 저녁에 모리타 마사오가 다시 온다. 충분히 다시 올 그루였다. 그의 책 <수학하는신체>를 읽는 것과는 다른 감동이 직접 강연을 듣는 것이다.


모리타 마사오는 일본 전역을 돌면서 <수학연주회>를 연다. 유치원부터 노인대학까지 전 연령을 망라한다. 우리 식으로 말하면 <수학콘서트>라고 할 것이다. 훌륭한 곡을 작곡한 사람은 있지만 그걸 대중에게 연주해 줄 사람이 없으니 자신이 수학을 연주해서 들려주겠다는 것이다. 동요로도, 엔카로도 연주하지 싶다. 물론 진지한 클래식도 종종 연주한다고 하더라.

그럼 수학문제를 풀어주는 것? 물론 아니다. 문제를 풀어주는 것이 아니라 수학이 자연과 다른 인공적이고 추상적인 것임에도 어째서 인간의 삶과 함께 하는지 해명하는 것이라 하겠다.

오늘은 다른 얘기는 줄이고,

모리타 마사오는 일본에서 수학도장을 운영하고 있다. 처음에는 별도의 도장을 운영했지만, 여러 이유로 교토로 이사하면서  살림집을 확장하고, 수학도장을 겸하고 있다.

하아~~ 단지 수학도장이란 이름만으로는 감이 잘 잡히지 않는다. 지난 1월 초청 때는 긴 얘기할 시간이 없었다. 모리타 선생은 어린 시절 미국 생활로 영어에 능통하고, 일본어는 모국어니까 당연하고.... 시간도 부족했지만 내가 더듬더듬 영어로 얘기나누기에 깊은 얘기가 어려웠다.

그러다가 생각이 자가발전을 이루면서 수학+도장에 대해 고민이 이어졌다.

"수학을 소재와 주제로 도를 닦는 것이라....."

내가 오래 전에 "수포자 구제"라는 표현을 쓴 적이 있었고, 학교 밖 어린이청소년을 만나면서 그것이 잘못된 말임을 깨달았다.

수학을 포기한 사람이 있다면, 어린이청소년이든 성인이든 훈련으로 포기했던 수학을 다시 좋아할 수는 없다.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얻은 결론이다. 결국 도를 닦는 수밖에 없다. 어린 목숨들도(숨 쉬는 자들은 모두) 도를 닦을 수 있다.

도를 닦는 건 스스로 다른 존재가 되는 것이다. 다른 존재가 된다는 건 나란 인간이 다른 인간이 되는 것이 아니다. 인간이 비인간이 된다는 것이다. 내가 토끼나 호랑이가 되는 것이고, 아름드리 나무가 되거나 길 가의 풀이 되는 것이다. 본이 되는 다른 사람이 되는 건 성장하는 것이지 도를 닦는 게 아니다.

그런데 수학은 한술 더 뜬다. 인간이 아닌 범주 중에서도 동물이나 식물이 아닌 추상적 개념이기 때문이다. '내'가 '수학'이 될 수 있을까. 수학은 자연상태에서 존재하지 않는다. 물리적이지 않다. 개념화된 규칙이고 패턴이다. 내가 신체를 벗어나서 스스로 규칙이고 패턴이 되는 것을 상상한다. 그러나 마침내 자기 신체로 회귀해야 한다.(그렇지 않으면 우주 너머로 영원히 사라질 것이다) 그러니까 자신의 신체가 수학을 행하는 걸 확인하기 위해서 반드시 신체를 벗어나 승천해야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어린이청소년과 수학으로 승천과 하강을 반복하는 도장을 꾸미려고 한다. "도장을 꾸미고 싶다"에서 한걸음 더 나간 것이다.

도장이니까 이름에 걸맞게 자연환경이 좋은 곳에 마련하려고 한다. 내가 꿈꾸는 도장에서는 그곳에 사는 도사님이 바로 어린이청소년이고 나는(멘토와 봉사자 모두) 어린이청소년 도사님을 모시는 처사가 될 것이다.

그런 관계의 전복, 전회, 역전이 없다면 도장도 아니다.

***서울에서 대중강연은 8월4일(토) 오후 4시 경희대 청운관에서 진행된다. 누구에게나 열려있다. 청운관은 경희대 정문을 들어가자마자 왼쪽에 있는 첫 건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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