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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달나무 Jul 24. 2022

모순은 해소가 아니라 공존할 수 있다

행복한 모리타 마사오의 강의

#모리타마사오 강의

#박동섭통역

#보은교육청이 마련한 줌강의


충남 보은교육청에서 모리타 마사오를 초청해서 줌강의를 열었다. 나도 청중으로 참여했다.

교육청 관내 엄마들과 아이들이 참가하는 강연(나는 그런 강연일 줄 사전에 몰랐다)이라 강사인 모리타 선생도 통역인 박동섭 교수도, 강의에 참가한 청중도 고생 많았다.

그러나!

미안하지만,

나는 행복했다.

모리타 저 박동섭 번역의 <계산하는 생명>이 최근에 나왔기에 신간 책 내용이 자주 언급되었다.

*<계산하는 생명>과 오늘 줌강의를 하나로 묶어서 <독후감+줌후감>을 다시 포스팅할 예정…..

어려운 내용임을 인정 킹정…..

더구나 순차 통역 강의는 듣기 쉽지 않다. 거기다가 줌이라 더더욱 불편한 환경이지만, 나는 빨려들어가듯이 150분을 들었다.

오늘 키워드는 “모순”과 “재현”

근대 서양의 주류 이데올로기는 “모순”은 제거해야한다는 것과 “재현”이 가능해야 과학으로 인정 받는다-이것이다.

이걸 설명하기 위해, y=f(x) 함수를 가져와서 실수 범위에서는….블라블라~

그런데 다변함수에서 복소수평면에서…. 블라블라~

이렇게 얘기를 전개하면(줌강의는 일본 신화 얘기, 융의 꿈분석, 소설 얘기로만 대부분 차지) 저항감이 크다.

<계산하는 생명>을 이해하며 읽기도 쉽지 않다. 어쨌든 내 경우 모리타 마사오를 만난 2018년 1월 이전부터 <수학하는 신체>를 통해서 고민을 이어오고, 박동섭 교수의 도움으로 자료 읽기와 수차례 모리타의 줌강의를 기획한 덕분에….

오늘은 행복한 밤이 됐다.

폐일언,

모순은 해소할 것이 아니라 공존 가능하며, 반복 재현이 영원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단 일회의 존재가 영원이라는 반전은,

현대수학이 가지는 의미라는 것!!!!

모두들 굿밤되세요.

진땀 흘린 박동섭 선생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하며,

저도 웃으며 잠들겠습니다^^


줌강의 말미에 질문시간….

역시 예상한 질문은 꼭 나온다.

“우리 아이 수학 잘 하려면 어떻게…?”

“구몬수학 기계적 반복이 재미없는데, 뭐 뾰족한 대안은….?”

모리타 선생의 대답이 절묘하다.

“수학은 원래 불편합니다. 친해지면 흥미가 떨어집니다. 여러분, 친한 친구에게 호기심이 생기나요? 친해지면 편안해지고, 편안해지면 호기심은 사라집니다….”

듣다가 무릎을 쳤다. 여기에 내 생각을 덧붙이면서 모리타 말을 들었다.(이하 나만의 생각)

“<동경>하지 않는데 공부할 수 없어요. 그런데 동경은 가까이 있는 존재가 아니라 잘 보이지 않는 먼 곳에 있어야 가능해요. 아스라히 먼 별을 동경하듯이. 나에게 능숙하고 속속들이 잘 아는 존재에 대해 더이상 공부하지 않잖아요. <동경>은 전염되는 추상적 개념이지요. 아이가 처음부터 동경하는 법은 없어요. 그럴 수 없어요. 누군가 동경하는 사람이 아이의 곁에 있고, 동경이 아이에게 전달됩니다. 말하지 않아도, 설명하지 않아도 말입니다. 수학은 세상을 기호화하는 작업인데(하나, 둘, 셋…이 1, 2, 3이 되고, 다시 1+2=3이 되는 것은 모두 기호화 작업) 기호화는 대상이 있어야 하고, 대상은 커뮤니케이션하는 대상이라, 곁에 사람이 없거나, 있어도 대화가 없다면 수학을 잘 할 수 없을 겁니다. 수학을 공부한다는 것은 콘텐츠의 전달이 아니라(불가능한 일이죠) 두 상대가 대화하는 분위기 그 자체입니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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