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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준규 Oct 31. 2018

ADHD부모연수

정보의 부족보다 왜곡이 더 문제다

#ADHD부모교육
#강동구보건소
#강동교육복지센터

지난 토요일에 ADHD부모교육 강사로 150분을 진행했다.
내가 맡았던 아이들을 예로 들면서, 댁의 아이들은 아주 양호한 상황이며 긍정적 변화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참석 엄마들(한 분은 아빠) 모두 아이 상황을 말했는데 내가 보기에 심각하지 않았다. 부모는 물론이고 교사 연수가 많이 아쉽다. ADHD로 불리는 아이들에 대한 이해가 너무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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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1~2년 전부터) 내게 ADHD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있었다. ADHD에 대한 책은 크게 두 가지 방향성을 갖는다. ①질병으로 인정하고 치료와 대처법을 설명한 책과 ②뇌의 질병이 아닌 사회문화적 현상으로 보는 입장에서 ADHD 아이들을 이해하고 약물복용에 반대하는 내용을 기술한 책이다. ②번 입장의 책으로 김경림이 쓰고 민들레에서 출판한 『ADHD는 없다』와 데이비드 스테인, 전나무숲, 『ADHD는 병이 아니다』가 대표적이다.


나는 처음부터 ②번의 입장이었다. 하지만 단지 불만과 공포의 반동으로 나타나는 행동이라고 보기엔 복합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우울과 망상, 학습장애, 짧은 발작, 의사소통의 어려움 등 다양한 증상이 관찰되기 때문에 고민 끝에 전반적 발달장애로 번역된 PDD(pervasive development disorder) 범주에 넣거나 적어도 PDD 연장선에서 ADHD를 파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PDD는 자폐의 범주를 훨씬 넓힌 "자폐 스펙트럼 장애"와 거의 겹치는 개념이다. 아스퍼거 증후군이나 레트 증후군, 아동 붕괴성 장애를 포함한다. 심지어 어디에도 속한다고 할 수 없는 유형은 '비정형 전반적 발달장애(PDD NOS)'로 퉁치고 카테고리에 함께 묶어버린다.
따라서 PDD의 명명에 동의하기 어렵지만 아동 발달의 전반적 어려움에서 ADHD를 따로 분리하는 것에 문제를 느낀다. 이 말은 ADHD로 불리는 아이들을 정서적인 개성으로만 파악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일부 뇌의 혼란을 받아들인다.
다만 중요한 포인트는 최근 흔히 인용하는 "뇌의 가소성(Neuroplasticity)"에 있다. 뇌는 선천적 상태로 기능과 능력이 고정되는 것이 아니라 손상된 부분을 보완하는 탄력적 운용을 한다는 것을 뇌과학이 밝혀냈다. 그렇다면 반대의 경우도 인정해야 할 것이다. 원활하게 작용해야 할 뇌의 특정 부분이 활동을 정지하거나 오류를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고 봐야 한다. 
뇌의 물리적 특성이 변할 수 있다는 걸 받아들이더라도 변화의 원인은 정서적 심리적 문제에서 올 수 있다. 결국 뇌의 가소성에 기대서 PDD에서 벗어나려고 해도 정서적 심리적 자극을 주는 것 밖에 다른 방법을 구상할 수 없는 법이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의 부정적 행동을 극복하고 공동체에서 잘 어울리며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손상된 부분의 회복과 보완의 길이 열려있다는 것이다.
길이 열려 있다고 누구나 길을 쉽게 찾아서 걸어갈 수 없다. 지혜를 모으고 고민하며 함께 땀 흘리지 않는다면 길로 들어서는 문을 발견하기 어려울 것이다.
문을 열고 나가면 새로운 길이 있다는 믿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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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부모연수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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