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든스의 석사 논문이 축구에 관한 이야기였다
사회학이라는 학문이 다루는 영역이 얼마나 다양하고 재미있는지 많은 사람들이 모르고 있다. 물론 주된 원인이야 사회학이 사회과학의 주류 분과로서 '혁명과 진보'의 수단으로 활약해 온 80년대 이후 한국 현실에서 찾아야 하겠지만, 이제 그만 사회학을 혁명과 진보의 수단 으로부터 해방시켜 줘도 될 것 같은데 아직도 그 본연의 긴장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리 학계의 엄숙성과 현실의 각박함을 고려하면 동의하지만, 그래도 좀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는 좀 더 다양하게 호흡할 필요가 있다. 학문에도 여백은 필요하다.
여백은 그저 빈 공간이 아니다. 여백은 메시지다. 우리 주변의 모든 것들, '사회과학적 시각'으로 보면 별 거 아닌 것들에 대한 '재미있는' 접근들이 필요하다. 기든스의 석사 논문이 축구에 관한 이야기였다. 이 책은 재미있는 책이면서 내용도 매우 좋다. 사회학 개론 시간에 딱딱한 교과서 대신 이 책으로 강의하고 싶다. 사회학에서 배워야 할 모든 것들이 다 축구의 역사 속에 녹여져 있다. 근대 자본주의와 축구의 재발견,
축구가 대중매체와 더불어 전 세계적 상품으로 소비되는 과정은 당연히 사회과학도가 배워야 할 콘텐츠다. 학문과 현실이 유리되지 않고 늘 긴장하면서 유머를 공유하는 것이 좋은 것이다. 학문을 위한 학문은 없고 현실이 없는 학문도 없다. 학문과 현실 중 하나를 택하라면 당연히 현실을 선택한다.
재미도 있고 학문적 분석도 정교한 좋은 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