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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홍열 May 05. 2016

내 데이터를 가져다 뭐하게

디지털 시대의 자기결정권


내 데이터를 가져다 뭐하게 : 디지털 시대의 자기결정권


말테 슈피츠, 브리기테 비어만 공저/김현정 역 | 책세상 | 원제 : Was macht ihr mit meinen Daten?


기사 하나 먼저 보자.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 독일 정보기관의 온라인 감시활동을 폭로한 기자들을 국가반역죄 혐의로 수사해 언론자유 침해 논란을 야기한 검찰총장이 결국 해임됐다. 하이코 마스 독일 법무부 장관은 4일(현지시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협의 및 요아힘 가우크 독일 대통령의 승인 하에 하랄트 랑게 독일 검찰총장을 해임했다고 독일 일간 쥐트 도이체 차이퉁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인권과 국가’ 가 갈등할 때 독일이 선택한 상식적인 판단이다. 반면 국가 기관의 불법적 정보 수집 활동을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은 글로벌 망명객이 되었다. 그에게 씌어진 죄는 세 가지다. 국가 안보와 관련된 정보를 불법 양도한 죄, 첩보를 의도적으로 유출한 죄, 마지막으로 정부 재산을 절취한 죄. 덕분에 이 ‘반역자’는 팔자에 없는 떠돌이 신세가 되었다. 그 이름이 서서히 잊혀질 무렵 재미난 일이 벌어졌다. 미 상원이 지난 7월 2일 법원 허가 없는 NSA의 대량 통신 기록수집을 금지하는 내용의 미국 자유법 (USA Freedom Act)을 찬성 67표 대 반대 32표로 통과시킨 것이다. ‘반역자’는 졸지에 인권의 수호자가 되었다.


독일은 나치의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국가 권력의 남용 가능성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한다. 미국은 미약하나마합리적 프로세스가 존재한다. 특히 표현, 언론, 정보 등에 대해서는 인권 편에 설 때가 많다. 의회와 국가 권력이 밀월관계일 때가 더 많지만 가끔은 이렇게 합리적 긴장관계를 유지할 때도 있다. 국가가 나서서 국민의 정보를 불법 수집해 악용하고 국회가 이를 제어하지 못하는 나라와는 많은 차이가 있다.


이 책이 독일에서 얼마나 팔렸는지 모르겠지만 ‘국가반역죄’ 운운하는 검찰총장의 해임에는 의미 있는 역할을 한 것 같다. 아주 구체적으로, 독일인답게 세세하게, 다양한 영역에서 ‘우리’의 정보가 도용당하고 오용, 남용당하는 사례를 현실감 있게 묘사했다. 정보 관련 NGO단체들의 교과서로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


영국에는 400만 대 이상의 비디오카메라가 설치된 것으로 추정되며, 그 수가 정확히 얼마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런던은 전 세계에서 감시가 가장 활발한 도시 중 하나지만, 그럼에도 ‘유럽 범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P 192


우리 독일인들은 지난 80년간 두 번의 독재체제를 경험한 역사를 통해 절대로 잃어버려서는 안 될 예민한 감각을 발달시켜왔다. 국가의 감시, 권력 집중, 그리고 권력의 잘못된 사용에 대해서 특히 예민하게 반응한다. 우리는 이러한 특성에 대하여 자부심을 느껴야 할 것이다. P 255


느껴도 좋다. 검찰총장을 해임했으니. 우리는 못하고 있다. 수치스럽다.... 


++


서문 : 한국의 독자들에게 


1 나의 개인정보 탐험 
2 내 핸드폰을 가져다 뭐하게 
3 내 지갑을 가져다 뭐하게 
4 내 마우스 클릭을 가져다 뭐하게 
5 내 주민등록정보를 가져다 뭐하게 
6 내 여행 예약을 가져다 뭐하게 
7 내 의료기록을 가져다 뭐하게 
8 내 얼굴을 가져다 뭐하게 
9 내 행동 패턴을 가져다 뭐하게 
10 통제할 수 없는 데이터의 힘 
11 나의 탐험에서 얻은 인식 


감사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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