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농장을 왜 하시나요?

삼애 나눔 농장 이야기 7/31

by 김홍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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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을 다 수확했어요. 이미 뽑을 때가 지났는데 계속 밭에 놔두었더니 조금씩 썩기 시작하더라고요. 당근은 다른 채소와 달리 보관기간이 긴 편이라 냉장고에 보관하기로 했습니다. 씻어서 생당근 먹어봤더니 단맛이 강하게 느껴지네요. 올해 당근 농사는 작년보다 좋지 않았습니다. 초기에 잘 솎아주지 못한 이유가 큰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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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만 해도 풀이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일주일 새 잡풀들이 열무밭을 점령했습니다. 놀랄 노 자입니다. 잡초의 생명력에 찬사를 보냅니다. 너무 더워 엄두도 못 내고 있는데 아내가 쪼그리고 앉아 슬슬 뽑기 시작해서 나도 어쩔 수 없이 동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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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뽑고 나니 보기에도 시원하고 기분도 좋아지네요. 확연히 차이가 나죠? 이런 맛에 풀을 뽑기도 하나 봅니다. 다행히 전날 비가 와서 풀 뽑기가 쉬웠습니다. 정말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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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풀을 뽑으면서 어린 열무 일부 솎았습니다. 꽤 많네요. 또 열무김치 담근다 하네요. 지난번 담근 열무김치도 아직 남았는데 또 담근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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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도 풀도 농작물도 해바라기도 풍경도 모두 더위에 지친 것 같지 않나요? 나만 그렇게 느끼는 것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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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큰 나무들은 은행나무입니다. 이제 가을이 되면 노랗게 물들겠지요. 그 가을이 어서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왜 주말농장을 할까? 이 더운 여름에 왜 힘들게 풀을 뽑을까. 노동력에 비하면 '성과'는 보잘것없는데 굳이 농장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노동을 통해서 깨달은 것은 무엇일까. 있기나 하나.


가을이 온다고 해서 그저 결실이 있는 것은 아닌데 왜 선선한 바람만 기다릴까. 농사꾼은 이 여름을 회피한 적이 한 번도 없는데, 항상 정면 승부를 했는데 나는 농장을 통해서 무엇을 배우고 있는가. 아직도 농사꾼이 되려면 정말 멀었다. 사람이 되려면 정말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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