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은 본래 스스로 존재하는 것

삼애 나눔 농장 이야기 8/7

by 김홍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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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토요일 오전에도 밭에 가는 데 이번 주는 너무 더워 포기했습니다. 밭에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가만있어도 땀이 쏟아지는데, 밭에 들어가서 풀이라도 뽑으면 이내 쓰러질 것 같습니다. 주일 예배 끝나고 밭에 가니 이 그림이 제일 먼저 눈에 띕니다. 왕벚꽃나무를 타고 호박이 올라와 열매를 맺었습니다. 과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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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예쁘지요. 제 눈에만 그런가요. 앞으로 8월 한 달은 과일처럼 주렁주렁 열릴 것 같습니다. 예쁘게 잘 자라니 고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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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밑에 호박잎은 축 처져 있습니다. 호박잎뿐만 아니라 근처에 있는 고구마잎도 축 처져 있습니다. 수분 증발을 억제하기 위해서 그런 것 같은데 식물도 고생이 많은 것 같습니다. 가물어서 물을 듬뿍 줘야 하는데 너무 더워 그냥 포기했습니다. 죽어도 몰라, 이런 심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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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잡초를 뽑고 솎아 준 열무 밭입니다. 무엇이 열무인지 분간이 안 됩니다. 다시 잡초밭이 되었습니다. 이 잡초들, 정말 생명력 강합니다. 불과 일주일 사이에 이렇게 자랐습니다. 이 여름이 잡초들에게는 황금 시기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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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이 밭에는 브로콜리가 심겨 있었고 지금도 있습니다. 다만 보이지 않을 뿐입니다. 브로콜리의 성장이 멈췄고 대신 잡초가 점령했습니다. 올해 브로콜리 농사는 사실상 실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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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와중에 시원시원하게 잘 자라는 것은 옥수수입니다. 이제 조금 있으면 옥수수가 열릴 것 같습니다. 작년에는 까치가 옥수수 알갱이를 다 따먹었는데 올해는 미리 방지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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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봐서는 모든 것이 평화롭지요. 네, 그래요. 더위만 아니면 모든 것이 평화로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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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생각해 봅니다. 더우면 더운 대로 생명은 자라고 추우면 또 그런대로 생명은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데 인간들은 늘 바삐 움직이며 정신없이 사네요. 자연에 따라, 생명은 본래 스스로 존재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나는 그저 왔다 가는 나그네일 뿐, 내가 뭘 한다고 해서 특별히 변할 것은 없다고, 그걸 알고 깨닫고 마음 편히 지내는 것이 그나마 슬기로운 길이라는 걸 다시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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