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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홍열 Jun 21. 2017

데이터로 무장한 독고다이의 투쟁

바보 선거. 데이터로 보는 한국정치의 놀라운 진실. 최광웅 지음 


최광웅 지음 | 아카넷 


2년 전에 사서 대충 읽고 서재에 꽂아놨다가 최근에 일이 있어 다시 읽었다. 다시 읽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나중에 다시 또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의 희망대로 한국 현실정치가 제대로 작동되면 좋겠지만 한동안은 요원해 보인다. 그럴 때마다 이 책을 읽으며 다시 방향 정립을 하고 싶다. 


현실 정치나 선거 관련 저서들이 갖고 있는 장점들도 나름 있겠지만 대부분 1회용 목적을 위해 출간된 것이 대부분이라 사서 읽는 일이 거의 없다. 모임에서 증정받거나 지인들이 건네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내용도 별로 없다. 20 ~ 30분 훑어보면 충분히 이해된다. 이 책도 그런 줄 알았다. 익숙한 오해가 깨지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길지 않았다. 머리말에서 이미 알게 됐다. 다른 책과는 분명 다르다는 것이.


가장 큰 미덕은 데이터다. 선거에 대한 일반적 통념이 정말 무지와 독선에 근거한 것이라는 것을 새삼 알게 됐다. 대표적인 것이 소위 ‘야권연대의 신화’ 다. 선거 때마다 단골로 등장하는 야권연대가 실상 얼마나 허구적 주장인지 저자는 데이터를 통해 치밀하게 분석한다. 야권연대 자체가 선거에 있어서 별 효과도 없었고 양당제보다 다당제 하에서 더 좋은 정책들이 입안되었다는 것을 데이터를 통해 보여준다. 


읽으면서 새삼 느끼는 것은 아직도 만연한 한국 정치의 후진성이다. 저자는 혼자서 데이터를 발굴/취합/분석해서 설득력 있는 책을 냈다. 돈과 조직, 전문가들이 있는 연구소 전문위원도 아니고 편안한 대학교수도 아니다. ‘독고다이’로 정치 평론가/여론조사 전문가/정치학 교수 들과 싸워가면서 데이터에 기초하여 자신의 주장을 펼쳤다. 이미 상식이 되어 있어야 할 내용들이 아직도 은폐되어 있는 현실을 보면 저자의 분투가 새삼 고맙게 느껴진다.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믿고 싶은 것을 믿는 경향이 있다. 이런 우상을 지속적으로 깨는 것이 이성화 작업인데 불행하게도 시간이 많이 걸린다. 물론 이전보다 나아지긴 했지만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아 있다. 특히 현실 정치 분야가 더 심하다. 계속 후속 저서가 나왔으면 좋겠다. 저자에겐 미안하지만 저자의 책이 더 이상 팔리지 않은 시대가 어서 왔으면 좋겠다. 


++

목차

1장 인위적 양당제, 유권자 의사 아니다 
2장 ‘야권 분열=필패’ 아니다 
3장 개헌이 밥 먹여준다 
4장 TK-호남 연합 중도개혁 신당이 블루오션이다 
5장 승리하는 공천의 8가지 조건 
6장 당원은 최고의 호갱인가 
7장 풀뿌리 민주주의 확대가 시대정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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