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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홍열 Jul 06. 2017

토마토의 우리말을 아시나요 ?

채소의 인문학  정 혜경 저


순전히 제목 때문에 구매한 책이다. 요즘 주말 농장을 하고 있어 채소에 대한 관심이 많은 터라 책 제목이 쉽게 눈에 들어왔다. 채소의 인문학, 제목이 그럴듯해 보였다. 채소와 인문, 둘 다 휴머니즘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단어들 아닌가


내용이 채소 종류만큼 다채롭다. 채소와 나물의 역사에서부터 채소를 사랑한 유학자들의 이야기, 소설과 만화 속에 나오는 채소 이야기, 개별 채소의 역사와 조리법, 효능 등 서재에 꽂아놓고 가끔 뒤적거릴만한 책이다. 특별히 생각하게 만드는 내용이 없어 읽기에 부담스럽지 않다. 책에 나와 있는 재미있는 문장 몇 개 기록해 둔다. 


최상품 하몽의 재료는 도토리만 먹여 키운다는 까만 발톱의 이베리안산 흑돼지다. 


윤선도가 병이 났을 때 대군으로부터 홍당무 세 단을 하사 받았다. 


목축에 의존해 살아가는 몽골인은 부족한 채소 섭취로 인한 비타민 C 결핍을 중국 윈난 지역으로부터 차를 수입해 해결해왔다. 차마고도의 탄생 배경이다. 


고대 이집트의 기록에 마늘이 중요한 경작물로 나온다


된장과 간장은 중국과 일본에서 유사한 형태의 식품이 있지만 고추장은 우리만의 독특한 장류다.


땅 속의 감자를 들어 올리면 ‘말에 다는 방울들이 모여 있는 것 같이 생겼다’하여 마령서馬鈴薯라고 불렀는데 

상추 줄기의 액에는 락투 세린, 락투신이라는 물질이 들어 있어서 진통 및 최면 효과가 있다. 


미식가란 가장 간단한 음식을 가장 까다롭게 먹는 사람 


이제 질문에 답하자. 토마토는 영어 그대로 발음하기 때문에 최근에 도입된 줄 알았다. 그러나 이 책에 의하면 1614년 이전에 우리 땅에 들어왔다고 한다. 전혀 몰랐다. 옛 문헌에는 한자 이름 일 년 시 一年柿로 나온다. 우리 말로는 일년감, 일 년짜리 감나무에서 나온 감, 일 년을 사는 감, 이란 뜻이다. 처음 알았다. 


주말 농장 하는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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