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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홍열 Dec 10. 2018

헌법 9조에 대한 유니크한 해석

헌법의 무의식  가라타니 고진


아래는 그 유명한 일본의 헌법 9조다.


① 일본 국민은 정의와 질서를 기조로 하는 국제 평화를 성실히 희구하며, 국권의 발동인 전쟁과 무력에 의한 위협 또는 무력의 행사는 국제 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으로써는 영구히 이를 포기한다.

② 전항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육해공군 그 외 전력은 이를 보유하지 아니한다. 국가의 교전권은 이를 인정하지 아니한다.


통상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패전 후 연합군에 의해 무장해제가 강요되었고 그 내용을 성문화 한 것이 헌법 9조라는 것이다. 보수파는 시시 탐탐 헌법 9조의 폐기를 주장했고 좌익들은 호헌에 앞장섰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그러나 이게 사실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좌익은 애당초 헌법 9조에 찬성하지 않았고 보수가 오히려 호헌파라는 것이다. 물론 시간이 꽤 흐른 지금 보수파가 특정 정치적 목적으로 개헌을 주장하기도 하지만 실제 선거 때가 되면 쟁점으로 비화시키지 않는다. 일본 국민이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 이유가 헌법에 내재되어 있는 일본 국민의 집단적 무의식이라는 것이다.


고진은 이 무의식을 설명하기 위해 우선 프로이트를 초대한다. 프로이트는 1차 세계대전 후 기존 이드라고 불렀던 무의식에 초자아를 추가한다. 프로이트의 초자아란


“죽음충동이 바깥을 향한 공격성으로서 나타난 후, 어떤 계기에 의해 그것이 안으로 향할 때 형성된 것 p 26-27”


이다. 죽음충동이 안으로 향하는 것, 자율적으로 자기 규제적으로 내면을 향하는 것, 죽음을 벗어나기 위해 내면으로 향하는 것, 이런 무의식의 집단적 축적이 일본 헌법 9조에 내재되어 있다는 이야기다. 고진은 프로이트를 인용해서 더 명쾌하게 설명한다.


“최초의 충동 단념은 외부의 힘에 의해 강제된 것이고, 충동의 단념이 비로소 윤리성을 낳으며, 이것이 양심이라는 형태로 표현되어 충동의 단념을 다시 요구하는 것이다. P 31 프로이트 저서 중에서


이런 메커니즘이 그대로 헌법 9조에 반영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런 무의식의 구현체로 헌법 9조를 언급하는 것은 심리적 억측이 아니라 통계학적으로도 뒷받침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책을 읽은 지 오래되어 나머지 이야기는 생각나지 않는다. 읽고 바로써야 하는데 시간이 너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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