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애 나눔 농장 이야기 2020 _ 22/23 (09.13/20)
9월 19일 (토) 저녁입니다. 모처럼 농장에 네 가족이 모여 바비큐를 했습니다. 끝나고 대화까지 4시간 가까이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한두 번 더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6시 넘으니 벌써 싸늘하네요.
한주 늦게 심은 김장용 큰 무가 잘 자라고 있습니다.
한주 먼저 심은 큰 무는 이미 많이 자랐습니다.
배추도 잘 자라고 있습니다.
호박과 고구마가 얽혀 잘 자라고 있습니다. 고구마는 계속 줄기를 공급하고 있고 호박은 계속 열매를 맺고 있습니다.
가을 농장입니다. 조용하고 단아합니다.
바비큐 재료 중에 호박도 있습니다.
끝내면서 한 장 찍었습니다. 이렇게 2020년 가을도 추억과 함께, 코로나와 함께 지나가고 있습니다.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이 문장은 시인 김현승의 시 "가을의 기도 " 중에 나오는 표현입니다. 사춘기 때 김현승의 시를 참 좋아했습니다. 가방에 그의 시집을 넣고 다니면서 자주 보곤 했습니다. 이 가을에 그의 시가 생각났습니다. 가을의 농장은 조용하고 풍요롭습니다. 모든 것이 완벽합니다. 특히 오늘처럼 일이 끝난 후 좋은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때는 더 완벽합니다. 김현승의 시와는 달리, 이미 기도가 이루어져 사랑하고 있고, 그것도 한 사람이 아니라 이 가을을 함께하는 모든 사람들을 사랑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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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기도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落葉)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謙虛)한 모국어(母國語)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肥沃)한
시간(時間)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百合)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김 현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