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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홍열 Nov 29. 2020

굿바이 주말농장, 씨유 어게인!!

삼애 나눔 농장 이야기 2020 _ 31  (11.15)

올 주말농장 마지막 표지모델은 장인 장모님입니다. 두 분은 한 달에 한 번 정도 영등포 양평동에서 일산으로 놀러 오십니다. 토요일 오후에 오셔서 저녁 식사 같이 하고 일요일 오전에 돌아가십니다. 이번에는 김장철에 맞게 오셨습니다. 함께 수확하고 김장하기로 했습니다.     

올 농장의 마지막 수확물들입니다. 이제 이 푸른 광경을 한동안 볼 수 없습니다. 농장과 농장에서 자란 작물들, 너무 예쁘고 감사했습니다.   

배추와 무입니다. 먹을 만큼 잘 자랐습니다. 사실 이 정도로 잘 자란 것, 주변 분들의 도움이 컸습니다. 밭에 자주 나가지 못하는데 이웃 분들이 본인의 밭일하고 나서 도와주신 덕에 잘 자랐습니다.   

장인어른은 계속 싱글벙글합니다. 수확이 풍성하기 때문이지요. 입가에 웃음이 떠나지를 않습니다.

둘이 한 장 찍었습니다.  - 최정화 전도사님, 감사합니다. 덕분에 올 한 해 좋은 사진 많이 얻었습니다 -   

장인께서 뽑아온 배우와 무를 장모님과 아내가 다듬고 있습니다. 날이 아직 춥지 않아 다행입니다.

다 뽑아 모아보니 꽤 많네요. 이제 집에 가서 한번 더 다듬고 절이면 됩니다.

수확이 끝난 농장의 풍경입니다.  농장 옆 은행나무의 잎도 다 떨어지고 밭도 이제 긴 휴식에 들어갑니다.   

그동안 수고한 농장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씨와 모종을 품어 싹을 내고 잎과 열매를 통해 휴식과 먹거리를 주었습니다. 이 농장에 올 때마다 늘 행복했습니다. 천국,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이 농장 정도만 됐으면 참 좋겠습니다.  

수확 다음날 사진입니다. 아내가 일이 있어 잠시 외출한 터라 대신 앉아 장모님과 함께 마무리를 했습니다.   

수확 다음날 추수감사절이라 교우들이 농장에서 키운 작물들로 강단을 장식했습니다. 시장에서 구매한 과일을 제외하고 모두 농장에서 가꾼 작물들입니다.


농장 수확이 끝난 것이 아쉬워 겨울에도 자랄 수 있는 작물을 심어볼까 잠시 고민했지만, 나도 그리고  땅도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아무것도 심지 않기로 했습니다. 휴식은 땅에게도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제 땅은 긴 휴식에 들어갑니다. 그동안 쉬지 않고 햇볕과 비를 온몸으로 받아 작물을 키워 낸 그 정성과 노력을 잠시 멈추고 새 봄이 올 때까지 동면에 들어갑니다.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겨울이 깊어질수록 푸르렀던 여름 농장을 그리워할 것 같습니다.


이 농장이 아니었으면 올 교회 생활과 주말은 무척 건조했을 것입니다. 코로나로 교회 예배 대부분이 비대면으로 진행됐고 여행자제로 주말은 거의 집 근처에서 보낼 수밖에 없어 농장이 거의 유일한 취미 겸 기쁨이었습니다. 백신이 빨리 나와 모두 편하게 왕래하면 좋겠지만 지금 상황을 봐서는 내년 연말이나 가서야 정상화되지 않을까 싶고 그때까지는 다시 올 한 해처럼 그저 그렇게 보내게 될 것 같습니다. 내년에도 역시 농장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아마 올 해보다 더 중요할 것 같습니다.


이제 농장을 보내고 다시 농장을 기다리면서 올 주말 농장 이야기를 여기에서 끝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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