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남자, 그들이 몰려온다. 박민영
이 책의 저자 박민영은 93년생, 20대 남자, 이대남이다. 저자는 본인의 경험과 생각 그리고 희망을 적절하게 엮어 이 책을 썼다. 저자와 다른 세대인 나로서는 이런 책이 반갑다. 전공이 사회학이라 세대 문제는 늘 관심 있는 주제지만 20대를 만나 대화할 기회가 별로 없어 그들의 생각을 잘 알지 못한다. 같이 일할 기회도 없다. 얼마 전에 읽은 50대가 쓴 세대론이 거의 유일한 독서였다. 이철승의 '불평등의 세대'가 그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586세대와 2030 세대 사이의 불평등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그 원인이 586의 기회 독점에 있다고 분석했다.
이 책에서도 같은 문제의식이 나온다. 저자는 서문에서 이대남의 81.9%가 보수정당의 후보들을 지지하고 있다면서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들고 있다.
필자가 생각하는 첫 번째 이유는 젠더갈등이다. 같은 청년인데도, 유독 이대남만 문재인 정부에 등을 돌렸다는 사실이 그 증거다. - 그들에겐 탈출구가 없다 - 병역의 의무를 수행하고 고강도 노동에 뛰어들며 더 많은 자격들을 증명했지만 그들에게 남은 건 도태남이라는 딱지뿐이었다.
두 번째 이유는 세대전쟁의 패배였다. 문재인 정부와 기득권 세력에 의해 어른이 될 기회를 송두리째 빼앗겼기 때문이다. - 586세대는 작은 기득권조차 내려놓으려 하지 않았다. - 이제 청년들은 결혼과 출산이라는 지극히 평범한 미래조차 그리지 않는다.
또한 문재인 정부는 불공정했다. 내로남불과 강남좌파, 두 개의 단어로 문재인 정부의 모든 걸 설명할 수 있을 정도였다.
위 세 가지 이유 중에서 세 번째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 일단 제외하자. 불공정 문제는 굳이 이대남의 문제만은 아니다. 첫째 둘째 이유와 그 사례들을 읽어보면 동의되는 면들이 많다. 특히 세대전쟁에서 586에게 패해 어른이 될 기회를 빼앗겼다는 표현은 절실하게 와닿는다. 이철승의 문제의식과도 동일하다.
청년 실업난은 IMF 수준이며 아예 취업을 포기한 청년들이 30%에 육박하고 부동산은 2배 가까이 폭등했다. 자산격차로 뼈 빠지게 일을 해도 자산이 축적되기는커녕 점점 가난해지기만 한다. P 150
현상황이 어려우면 기다릴 수 있지만 미래조차 암울하다는 것이다. 어느 쪽이 정권을 잡든 이 문제 해결은 정말 중요하다. 국가개조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젠더갈등, 이 문제의식은 잘 정리가 되지 않는다. 우선 저자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는 충분히 알겠다. 이대녀보다 이대남이 여러 면에서 불리하고, 차별받고 있다는 것이다.
젠더갈등을 부정하기에는 이대남과 이대녀의 표심이 극명하게 갈라지기 시작한 것이다. P 27
20대의 경우 성별 임금격차가 5% 내외에 불과하며, 취업률 역시 여성이 더 높다. P 30
이대남에게 페미니즘은 더 이상 약자의 이야기가 아니다. P40
여성이 뒤쳐지는 건 차별 때문이고 남성이 뒤쳐지는 건 축구와 게임 때문이라는 주장은 모순이자 기만이다. 남성들이 시험에 뒤처지기 시작한 건 노력이 부족해서가 아닌 강제된 병역 의무 때문이다. 107-108
이대남과 이대녀는 같은 세대임에도 출발점과 지향점이 분명 다르다고 말한다. 처한 현실이 다르기 때문이고 약자는 이대남이라고 말한다. 기성세대는 이런 사실을 제대로 알아야 하는데 제대로 아는 사람은 별로 없고 아직도 이 사회가 여성에게 불리하다고 말한다. 남자는 잠재적 범죄자라고 말한다. 이대남이 분노와 불안의 세대가 된 이유다. 그렇다고 저자가 이대남과 이대녀의 갈라 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결과적으로 필자가 바라는 건 청년세대의 화합이다. p 13
저자의 이런 희망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그리고 이 책의 내용은 우리 사회의 논쟁적 주제를 던지고 있다. 일단 저자가 국민의 힘 대선 캠프에 있다 보니 정파적 해석이 가능하다. 이대남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 썼다 해도 무리가 없어 보인다. 글이 분석과 감성 그 중간쯤에 있는 것도 쉽게 동의하기 힘들게 만든다. 최근 윤석렬의 '여성가족부 폐지' 주장으로 이대남 논쟁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이런저런 논쟁과 이슈에도 불구하고 이대남의 생각 일부를 알게 된 것으로 고맙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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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사
Prologue 불안의 시대
Part 1 젠더전쟁
chapter 1 젠더갈등의 실체
01 이대남의 불안
02 유리바닥과 설거지론
03 독박병역과 여성징병제
04 확증편향과 질소과자
chapter 2 오해와 진실
01 성범죄와 성인지 감수성
02 흉악범죄와 자살
03 임금격차와 여성할당제
04 성평등과 여성가족부
chapter 3 정치권의 놀이
01 20대 GSGS론
02 가짜 페미니스트
03 이대남의 태동과 백래시
04 안산 사태와 언론
Part 2 세대전쟁
chapter 4 부모보다 가난한 최초의 세대
01 민주당의 경제관
02 소득주도성장과 일자리 전쟁
03 부동산 실패와 LH로남불
04 코인과 주식, 그리고 명품
chapter 5 불공정과 내로남불
01 민주당의 공정관
02 기간제 교사와 인국공 사태
03 조국 사태와 586세대
04 생계형 공정
chapter 6 민족주의와 자유주의
01 민주당과 민족주의
02 북한과 일본, 통일
03 PC(Political Correctness)와 자유주의
04 난민과 동성혼
Epilogue 변화의 바람
기획자의 변 ‘청년정치혁명 시리즈’를 시작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