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성장의 인증

반복하여 익숙해진 현장을 넘어 새로운 도전을 받아들일 준비

by 아난다
나는 갈등에 대해 늘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갈등은 마음이 스스로의 길을 결정하는 순간이다.
나침반이 북쪽을 찾고, 그곳을 가리키는 순간 부르르 떨리는 것,
이것을 나는 갈등이라고 부른다.
갈등 없는 판단이란 반복하여 익숙해진 것에 지나지 않는다.

모든 새로운 것에는 갈등이 따라다닌다.
흥분과 두려움 속에서,
세상의 기대와 자신의 기대 사이에서,
이익과 마땅함 사이에서,
꿈과 현실 사이에서,
욕망과 절제 사이에서,
편함과 배려 사이에서 우리는 늘 잠시 망설이게 된다.

- 구본형의 <마흔세 살에 다시 시작하다> 중에서


마음 먹기가 어렵지,

일단 시작하면 대개는 아주 즐거워합니다.

막상 시작만 하고 나면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의외로 수월하고,

심지어는 재미있기까지 하니까요.

떠올리기만 해도 가슴을 답답하게 하던 체증이

쑥~까지는 아니더라도

조금씩 내려가는 것이 느껴지며,

'이렇게만 할 수 있다면 세상에 하지 못할 일이 없겠구나!'

싶어지기도 합니다.

스스로 삶을 운용해나가는 감각적 체험이 쌓여가며,

남의 이야기를 들으며 머리로만 대리만족하던 것과는

차원이 다른 에너지를 맛볼 수 있게 되기 때문일 겁니다.


SELF-CARE SOLUTION for VVVIP

살림MBA&살림명상센터

아난다캠퍼스의 시그니처 프로그램인

<공간살림 세레모니> 이야기입니다.

맞습니다.

내집에서 내손으로 내 물건을,

많이도 아니고 하루에 딱 세개씩 비워내고,

내 현장의 기쁨을 찾아 기록하는 단순하기 짝이 없는

바로 그 프로그램 말입니다.


여기까지만 들으면

시골장터의 약장사가 파는 '만병통치약'과 다를 것이 없어 보입니다.

여기서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를 혹하게 하는 초심자의 기쁨은

얼추 한달 즈음이면 슬슬 사라지기 시작합니다.

한달 남짓 누가봐도 명백한 쓰레기를 비워내고 나면

그때부터는 뜻하지 않은 복병이 우리를 기다립니다.

집안 어디를 뒤져봐도 더 이상 쓰레기는 보이지 않고,

분명히 쓸만하지만

오래 쓰이지 않던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비워야하나, 말아야하나.

망설여지면 안 버리면 그만이지

뭘 그런 고민을 다 하느냐구요?

하지만 그게 그리 간단치가 않습니다.

그런 물건들이 많아도 너무 많으니까요.

저만해도 신주단지 모시듯

애지중지하던 책들을

비울 마음을 먹었던 것은

나를 기쁘게 하기 위해 사들이던 책들로

오히려 삶의 기쁨을 느낄 여유를 잃고 있다는

자각 때문이었거든요.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모두 비움이 절실했기 때문에

쉽지 않은 비용을 감수할 마음을 내셨겠지요?


그래서 이때부터는 물건은

단순한 물건이 아니게 됩니다.

눈에 보이는 물건을

비울 것인가 말 것인가를 결정하는데

나조차도 잊고 살던 기억과 감각이 동원되기 시작합니다.

기억의 빗장을 열면

벽장에 쑤셔넣고 잊고 살던 물건들이

와르르 쏟아져내리며

이제 겨우 정리되어가는 듯했던 보이는 공간뿐 아니라,

내안의 보이지 않는 공간까지도

함께 어수선해져버립니다.


그렇게 한동안 괜한 짓을 해가지고

신세를 볶는다며 자책하다,

그것도 지치면 누가 나를 홀렸지? 두리번대며

이 모든 책임을 떠넘길 가해자를

찾기 시작합니다.

모든 것이 시작되기 전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면

무슨 짓이든 할 수 있을 것만 같아집니다.

내가 미워하고, 경멸하던 타인들의 모습을

자신에게서 발견하는 것만큼 끔찍한 지옥이 없으니까요.


이때 놀라운 효능을 발휘하는 것이

한달동안 차곡차곡 기록해 두었던 기쁨리스트입니다.

내가 언제, 어디서, 누구를 향해, 왜 웃는 사람인지에 대한,

누구보다 믿을 수 있는 나 자신의 관찰일지는

마음이 스스로의 길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판단의 기준이 되어주거든요.

게다가 바로 그렇게 새로운 방식으로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동지들의 승전보는

새로운 에너지원이 되어 줍니다.


'나도 할 수 있지. 나라고 못할 리 없지.'

그렇게 자기도 모르게

자신에게 가장 친절하고 편안한 방식으로

갈등을 다룰 수 있는

잔근육들을 만들어가게 됩니다.

이때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비포&애프터샷이

말할 수 없는 자기격려가 되는 것은

더 설명할 이유도 없겠지요?


이렇게 한 공간, 한 공간을

정리해가다보면 알게 됩니다.

지금 맞이하는 새로운 갈등이야말로

그토록 열망하는 명백한 성장의 증거라는 것을요.

반복하여 익숙해진 현장을 너머

새로운 도전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다는 의미일테니까요.


새로운 갈등을 맞이하면

순간적으로 당황한 나머지 자책하고 남탓하는

습관적인 패턴이 살아나는 것 역시

아직은 수행 초심자인 우리에게는

피할 수 없는 과정일테구요.

그러나 한 사이클 이상을 몸으로 경험한 우리는

이전과는 분명히 다른 존재입니다.


우리는 습관적인 패턴에 휘둘리고 있는 자신을

알아차릴 수 있고,

자각하면 곧 멈추어 충분히 숨을 고르고,

이내 자신에게 가장 친절하고 편안한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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