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도 잡초가 무성한 마음밭을 일구어가는 자
아주 작은 골방 하나가 있었으면 좋겠다.
나무 바닥에 벽은 전부 황토로 만든 방이면 좋겠다.
작은 나무 책상 하나에 나무 의자 하나,
그리고 바닥에 놓은 꽤 큰 방석 하나가 이 방을 채운 소품의 전부다.
나는 이 방을 ‘삶의 방’이라고 부르고 싶다.
살다 보면 관성을 이기지 못하는 때도 있다.
이 방은 어제와 결별하는 방이며 특별한 오늘을 부여받는 곳이다.
매일 이 방에 들어와 하루를 시작하고 싶다.
살다 보면 탐욕에 젖을 때도 있다.
이 방은 탐욕의 때를 벗는 곳이다.
살다 보면 인간으로 어찌할 수 없는 감정적 변이를 겪을 수밖에 없다.
이 방은 분노를 죽이는 방이고 질투와 자만을 죽이는 방이다.
살다 보면 무기력해질 때도 있다.
이 방은 무기력을 툴툴 털고 걸어 나오는 방이다.
살다 보면 무서워지고 비겁해지는 때도 있다.
이 방은 그것들을 벗어버리는 방이다. 그리하여 용기를 얻는 곳이다.
살다 보면 다른 사람의 마음에 슬픔을 줄 때도 있다.
이 방은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는 곳이다.
이 작은 방은 늘 내가 새롭게 태어나게 도와주는 공간이 될 것이다.
- 구본형의 <마흔 세살에 다시 시작하다>중에서